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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풀잎 Feb 13. 2018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화가는...?

러시아란 나라에 관심이 전혀~없었는데 
얼마 전 러시아 유학을 다녀온 친구의 친구를 통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란 곳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었다.

표트르 대제가 만든 도시 상트페레트부르크..
그 곳의 날씨, 눈, 백야...수많은 문호를 낳을 수 밖에 없었던 그 환경에 대해.
그리고 유럽이고자 했던 러시아의 역사로 인해 발전된 건축, 회화, 음악, 발레...에 대해.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겨울궁전에 대해, 에르미타쥬 박물관에 대해....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언젠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지나가다 눈에 확 띈 포스터 한장.

압도적인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그림과 함께 예르미타시라는 알듯 모를듯한 이름~
찾아보니 내가 알고 있던 예르미타주 박물관과 같은 것이었다!

와우~ 이렇게 빨리 러시아 미술관 구경을 갈 수 있게 될 줄이야~
게다가 컨버젼스 아트 전시도 아니고 진짜 미술품 전시인데도 입장료가 성인 6000원!

예르미타시 미술관의 작품들은 표트르 3세의 아내이자 대제였던 예카테리나 2세가 수집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입장 시 볼 수 있는 그녀의 사진(그림을 찍은?)



이번 전시에 온 작품들이 대부분 프랑스 작품들이어서 제목이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인가보다. 

전시는 그림 전시 외에 겨울궁전 외경 혹은 내부모습 사진으로 가득 채운 벽면,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많은 문호 등 유명인들의 평가로 이뤄져 있다.

이번 전시는 플래시만 안 터뜨리면 사진 촬영 가능이어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장 바티스트 파테 <목욕하는 여인들>


이 그림을 보자마자 신윤복의 <단오풍정>이 떠올랐다.

신윤복 <단오풍정>


목욕하는 여인들의 모습과 훔쳐보는 남자들의 모습이 비슷해서 
이 그림을 떠올렸는데, 여기에 사진을 붙여놓고 비교해보니!
어쩜 구도가 이리도 똑같을 수가! 물의 흐름과, 나무의 위치 그리고 훔쳐보는 남자들의 위치까지!
놀랍다~ㅋㅋ
신윤복의 그림은 18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고 나와있고
위 그림을 그린 화가 장 바티스트 파테는 1736년 사망으로 나와있는 것으로 보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것 같은데...
동시대인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삶을 살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표현을 하는 것일까
화가와 등장인물들을 막론하고 말이다...신기하다.ㅋㅋ

알렉시 그리무 <무대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


처음듣는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발랄하고 맑은 느낌의 여인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장 루이 부아이유 <어린시절의 엘레나 파블로브나 여대공의 초상>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실과 귀족들의 초상화가였다는 부아이유가 그린 엘레나의 초상,
무섭게? 생긴 에카테리나 2세 할머니가 손녀를 예뻐해 이 아이의 미모를 칭찬하면서 
트로이의 미녀 헬레네의 이름을 따 엘레나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카롤 뤼스뒤랑<안나 오볼렌스카야의 초상>


압도적인 포스터의 주인공 안나님.
실물을 보니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어두운 배경에 붉은 드레스는 그 어떤 드레스보다도 
화려해 보였다.

보나 <산 속의 아라비아 족장들>


동방을 여행하고 동방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다는 이 작가의 그림을 보고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엄청 거친 느낌으로 그려진 그림이었는데 
동방의 이미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 홀로 튀는 작품.

클로드 모네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아마도 이 전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화가일듯한 모네의 작품도 있었고. 

폴 세잔 <마른 강 기슭>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제일 좋았던 작품은 바로 이 폴 세잔의 작품이었다.

처음 서양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내가 제일 좋아한 화가는 빈센트 반 고흐였다.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서양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고흐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만큼 고흐의 작품은 강렬하고 특별하니까.
첫 유럽여행 때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한참 고흐의 작품들에 매료되어 있었을 때
본 세잔의 그림들은 내눈에는 평범해보였다.
풍경화를 좋아하는 내게 정물화는 따분했고, 정물화로 유명한 세잔의 그림은 재미가 없었다.
이후 세잔의 몇몇 풍경화들을 보게 되면서 세잔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만난 이 작품은 정말 멋졌다.

작품해설에 의하면 

인상주의자들은 가변적인 자연의 상징으로 파편화된 수면을 그렸다. 이와 달리 세잔의 그림에서 물결은 고요하며 마치 거울처럼 거의 정확하게 풍경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자연의 일시성이 아니라 영속성을 포착하고자 했던 세잔의 태도를 보여준다.

라고 한다. 
모네가 그려내려고 했던 자연의 일시성과는 반대되는 영속성을 포착하려고 했던 세잔. 
정말 멋지다. 
게다가 이 그림은 1888년에 그려졌다고 한다. 
고흐가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을 그려냈던 그 해. 
정말 미술의 역사에선 의미있는 시기인거 같다.

알베르 마르케<망통의 제방>


망통의 유명한 해안산책로를 그린 작품.
2011년에 프랑스 망통이 그대로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그 날의 따뜻한 햇살과 바다가 생각났다.

앙리 루소<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정말 앙리 루소의 작품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으면 몰랐을 작품.

평소 이런 작품만 알고 있었는데...
와~~

은은하고 아득한 느낌이 정말 색달랐다. 

모네와 루소와 세잔 르누아르의 작품이 온다고 
유명한 작품이길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 유명한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들, 색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건 
매우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이 전시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에 대한 
유명인사들의 이야기들이 벽에 적혀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띈 문구는 바로 이거였다. 
살바도르 달리의 한 마디! 


내 생각에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화가는, 자신의 상상 속에서 놀라운 도시를 그려내어 

그것을 자연의 거대한 화폭에 창조해낸 표트르 1세이다. / 살바도르 달리 




중간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비디오도 있었다. 

내가 보고 싶은 배경과 듣고 싶은 음악과 보고 싶은 스토리를 택하면 
상트의 역사와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것. 좋았다. 

언젠가 최고의 예술품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에 여행 가야겠다.
가서 이 아름다운 겨울궁전에 가 봐야지~ 


#예르미타시박물관전 #겨울궁전에서온프랑스미술 #예카테리나2세 #상트페테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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