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3일
여행에서 돌아오고 일주일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여행은 늘 내게 사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걸까. 어떻게 살아야 썩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상의 시간은 너무 빨라서 뒤 돌아볼 새가 없이 흘러버리고
이제와서야 그동안 포착하지 못하고 흘려보낸 시간들이 너무나도 아쉽다.
정말. 말로 담지 못할만큼, 표현할 수 없는 무게로.
항상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있다보면 깨닫게 되는 여러가지 중 하나는 나의 존재감이다.
내가 없는 내 일상의 주변은 그 공백에도 개의치 않고 순조로이 잘 흘러가는데
나는 매번 내가 없는 일상은 멈춰버릴까 걱정을 하곤 한다. 쓸데없이.
그래서 내가 아주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지금이
참 모순적이게도 행복하다.
언제든지 지금의 일상에서 벗어나도 구속될 게 없다는 게.
그냥 내가 마음만 먹으면 된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