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도 길이 있다
아무 데도 보이지 않던
꼭꼭 숨은 바람이
술래에 들킨 듯
자취를 보인다
숲길을 따라
언덕을 오를 때
느낄 수 없었던 바람의 흔적
언덕 마루에 서서
바람을 찾았다
빌딩 사이로 난 계단길
그 아래로
미루나무 서 있고
바람이 불어온다
어젯밤 산책길에
우연히 만난 바람의 길
아침을 맞아
다시 찾은 바람을
온몸으로 마주한다
장마의 기운을 담은
푸른 회색빛 하늘 아래
미루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에
잎들은 쉼 없이 재잘거린다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바람의 애무,
그저 몸을 맡기고
세상 시름을 모두 잊는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직박구리의 맑은 노랫소리
한가롭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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