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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n 28. 2023

바람에도 길이 있다

바람을 맞는 시

바람에도 길이 있다


아무 데도 보이지 않던

꼭꼭 숨은 바람이

술래에 들킨 듯

자취를 보인다


숲길을 따라

언덕을 오를 때

느낄 수 없었던 바람의 흔적

언덕 마루에 서서

바람을 찾았다


빌딩 사이로 난 계단길

그 아래로

미루나무 서 있고

바람이 불어온다


어젯밤 산책길에

우연히 만난 바람의 길

아침을 맞아

다시 찾은 바람을

온몸으로 마주한다


장마의 기운을 담은

푸른 회색빛 하늘 아래

미루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에

잎들은 쉼 없이 재잘거린다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바람의 애무,

그저 몸을 맡기고

세상 시름을 모두 잊는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직박구리의 맑은 노랫소리

한가롭게 들린다

경희대 산책길
바람의 길

#시 #아침산책 #바람 #바람의길 #경희대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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