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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Sep 21. 2023

후배에게 나누는 독서와 글쓰기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풀어서 말하면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겠다. 그렇게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게 되고 이는 오지랖으로 이어진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나를 보고 엄청 싫은 내색을 당당히 드러내놓고 잔소리다. 하지만 내가 태어난 본성이 그런 것을 어쩌랴!

호야꽃

금번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21살 된 대학생을 만났다. 이 학생은 축구선수 출신이었다. 어려서부터 쭉 운동을 하면서 프로로 데뷔했지만 중도에 자기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운동이 아닌 길로 진로를 바꾸었다고 했다. 이 번 여행은 군복무 기간 동안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제대를 하자마자 한 달 여정으로 스페인을 여행 중이었다.


여행도 무작정 온 것도 아니었다. 나름 준비로 스페인어를 공부해서 현지인들과 기본 회화가 가능했고, 자기 절제가 단단해서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 뚜렷한 주관이 있었고 예의가 발랐으며 사교성도 뛰어났다. 긍정적이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도 컸다. 참으로 바른 품성을 지닌 대견한 학생을 만나니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은퇴 후 내가 힘쓰고 있는 독서와 글쓰기를 소개했다. 누구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누구나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지식을 더해서 이를 바탕으로 지혜를 얻고 통찰력을 갖게 되어 문제해결 능력이 계발되고 창의적인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독서와 글쓰기의 놀라운 유익을 강조했다.


그리고 곁들여 '역행자'를 통해 독서와 글쓰기가 평범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책의 예화로 자세히 들려주었고 읽어 볼 것을 권유했다. 내가 체득한 글쓰기의 기본인 잘 쓰려하지 말 것과 길게 쓰려고 하지 말고 타인을 의식해서는 아무것도 쓸 수 없다는 점과 함께 나누었다.


실제적으로 글을 쓰는 방안으로 블로그를 개설해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안내를 했다. 그 친구는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고 해 보겠노라고 말하며 감사하다고 했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먼저 귀국을 하게 되었다. 그 후 그 친구도 귀국을 하게 되었고 나는 안부를 전하며 글을 써보도록 독려 했다.  

☔️ 오는 대한성공회 성당

시간이 좀 지나서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학생이 블로그를 개설했고 글도 발행했단다.


기쁜 마음으로 그가 쓴 글을 읽어보니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내용도 충실하고 쓰고 싶은 바도 명확하게 표현한 좋은 글이었다. 잘했다고 격려를 해주었고 계속 꾸준히 쓸 것을 권면했다.  


그 친구는 지금까지 세 편을 블로그에 썼다. 다소 투박하지만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솔직하게 쓰는 것으로 보아 꾸준히 쓴다면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 작은 관심이지만 아들과 같은 동년배로 앞으로 이 세대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이에게 소중한 삶의 습관을 심어준 것으로 보람을 느낀다.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심과 성원으로 독서와 글쓰기가 그의 중요한 삶의 바탕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나 또한 독서와 글쓰기를 지속할 것이며, 앞으로 만나는 이들에게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도전과 동기부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삶의 긴 여정 속에서 이보다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에세이 #독서 #글쓰기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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