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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Nov 07. 2023

꾸준함에 대하여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법

다짐이란 진지한 숙고를 거쳐 의지를 담아내는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의지라는 것은 변화무쌍한 생물이다.

내게 의지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존재다.  


독서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냥 열심이 아니라 100권을 읽는 것 같은 구체적인 목표도 세운다. 그래서 한동안은 열심이다. 그런데 예외가 생겨나고 조금씩 동기가 약화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옛날로 돌아가 버린다. 물론 독서를 완전히 손 놓지는 않았지만 목표를 향한 간절함이 없기에 독서시간이 주어져도 딴짓을 하며 시간을 허투루 보내게 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한껏 의지가 충만할 때는 운동하는 일을 지상과제로 도를 수행하듯 규칙적으로 했다. 내가 운동이라고 말하는 것은 근력과 기본체력을 증진시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운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팔 굽혀 펴기 270회와 스퀏 270회를 해내는 것이다. 이 운동은 내 몸을 써서 하는 것으로 부상의 위험도 없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다. 30회 실시를 기본으로 세 번을 한 세트로 하여 3세트를 반복하는 것이다. 단순한 운동이지만 상하체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예전에는 말 그대로 규칙적으로 이 운동을 했다. 그러다 환경이 바뀌고 한 번 두 번 빠지다 보면 루틴은 금방 무너진다. 한 주일이 그냥 지나가고 그러다 한 달도 훅 가버린다. 그러다 정신이 들어서 새롭게 시작하려 하면 힘이 든다. 근육통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또 쉬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근에는 이틀이나 삼일에 한 번은 꾸준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삶의 패턴을 보면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동기부여도 금방 받는 편이다. 그리고 실행도 곧바로 다. 이런 점들은 좋지만 꾸준함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를 잘 분석해 보면 예외가 가장 큰 주범이다. "한 번쯤 건너뛰는 게 무에 대수겠어?  살다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거지. 한 번 빼먹는다고 큰일이 나나?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지 뭐. 그간 잘했으니 상도 줘야지." 이렇게 청산유수처럼 변명거리와 핑곗거리가 쏟아지고 마음은 이미 산으로 가버렸다.


작심삼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내게 장점이 있다. 나 자신을 지나치게 비하하거나 학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나는 정말 안 되는 사람이다, 나는 구제불능이야. 내가 무엇을 하겠어." 이런 생각은 1도 하지 않는다. 좀 뻔뻔한 면이 있다.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주 되뇐다. 그래서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나름 꾸준함도 있다. 도전을 해서 성취하는 작은 기쁨을 누릴 줄 안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렇게 꾸준하게 하는 경우는 혼자 할 때 보다 남과 함께 해나갈 때다. 내가 잘하는 것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이런 과시욕을 꾸준함과 연결하여 실행하게 되면 성공확률이 확실하게 높아진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자주 사람들에게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고 과시하면 실행력이 저절로 올라간다. 이런 개인적인 특성을 잘 활용하는 것도 지혜다.


해보고 싶은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어를 잘 익혀서 외국인과 자유로운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자유로운 외국여행도 하고 싶고, 국제적인 행사에 통역 봉사도 하고 싶다. 좀 더 나가 영어로 숲해설을 하고 싶은 열망도 있다. 영어공부는 꾸준함이 생명인데, 의외로 해나가기가 어렵다.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면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독서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올해 남은 기간에 최소한 50권은 읽어야겠다. 미라클 글쓰기챌린지와 함께 진도를 매일 게시하는 것으로 목표를 달성해 볼 계획이다. 남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자극을 삼는 전략이다.


다짐이 행동이 되도록 계속해서 시도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도가 실행을 낳고 실행은 반복으로 이어지고 반복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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