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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Dec 08. 2023

최악의 하루를 보내다

건강한 매일을 꿈꾸며

얼마 전에 걸린 감기 여파인지 나의 컨디션이 별로다. 감기는 진즉 나은 듯한데 몸이 개운하지가 않고 찌뿌듯하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더니 문제가 생겼다.


최근에 새벽에 잠자리에 들어도 잠자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물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 건강에는 좋을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커피는 입에도 대지 않았는데도 마치 카페인으로 인한 각성 효과처럼 가슴이 뛰고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맨숭맨숭 뒤척거리며 밤을 꼬박 새웠다. 아내도 감기에 걸려 하루 종일 비실대더니 나와 마찬가지로 깊은 잠을 못 자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속조차 불편해서 일어나야 했다. 새벽 다섯 시였다. 어지럽고 멍한 상태였다. 다시 잠자리에 들어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곧바로 책상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고 새벽 독서 모임에 참가해서 모닝페이지를 썼다. 습관이 되어서 인지 세 페이지를 뚝딱 쓰고 챌린지 인증을 마쳤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강제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왜냐하면 오늘 일정이 빡빡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글사랑 책사랑 독서 모임에 참여해야 했고 마친 다음에 시조교실 수업이 있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저녁에는 또 아버지 합창단 연습이 잡혀있었다. 합창단을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지난주에 다른 일정으로 불참해서 이 번 주에는 도저히 빠질 수가 없었다.


두 시간여를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다시 일어났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좀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오전 9시 반에 집을 나섰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전철의 빈자리를 찾아 앉아야 했다. 독서모임에는 다행히 제시간에 도착했다. 이 번 달 도서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다. 열띤 토론을 참여하다 보니 몸이 아픈 것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세 시간의 모임이 끝나고 보쌈으로 점심을 먹었다. 입맛이 없었지만 아침도 거른 상태여서 억지로 먹었다. 속도 안 좋은 상황이라 소식을 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식사 후에는 속이 더부룩했다.


이어지는 시조교실에 참여했다. 시조 작법에 대한 교육을 받는 시간에는 허리가 몹시 아팠고 무엇보다 눈이 빠지듯 해서 내내 눈을 감고 있어야 했다. 조퇴를 해야 했는데 바보같이 끝까지 시간을 견뎠다. 무려 3시간 가까이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곧장 돌아왔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었다. 합창단 모임 시간까지는 2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곧바로 침대에서 쉬어야 했다.


아내가 몇 번 깨워 겨우 일어나서 저녁도 거른 채 다시 집을 나섰다. 정말로 가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책임감으로 나갔다. 합창단에서는 연말 정기 연주회 준비로 아주 분주했다. 노래야 작게 부르면 그만이었지만 서서 율동 연습을 계속해야 해서 몸이 배로 힘들었다. 연습 시간 내내 간간이 의자에 앉아 쉬어야 했고  2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진통제 한 알을 먹어서인지 조금은 견딜만했다.


그렇게 고난의 행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끝나고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도저히 먹을 상황이 되질 않아 양해를 구하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몸이 좀 회복되었다. 건강을 그렇게 자신했었는데 이렇게 몸이 처지니 기분이 울적했다. 원인을 찾다 보니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서 은근히 스트레스가 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내게는 사전에 계획하는 일이 가장 젬병이어서 여러 가지 책임들이 주어져 짐이 된 것이다. 거기에 너무 늦은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 피로가 누적된 것도 한몫을 한 것 같았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아프니 의욕이 저하되고 만사가 귀찮다. 기본으로 돌아가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어야겠다. 무엇보다 제시간에 취침을 하고 체력운동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잘 돌보는 일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몸이 아프면 다 소용이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이번에 아픈 것을 계기로 보다 철저히 건강을 지켜나가는 좋은 삶의 습관과 태도를 길러야 하겠다.


#에세이 #건강 #컨디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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