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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Dec 19. 2023

브런치 200회 글을 발행하며

지금까지 브런치를 경험한 소회와 앞으로의 다짐

올해 브런치 작가가 되어 1월 19일에 첫 글을 발행했다.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르러 200회 차 글을 쓴다. 2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느낀다.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글이다. 애초에 매일 쓰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에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썼었다. 하지만 브런치에는 더 신중해진다. 글쓰기에 뛰어난 분들에게 어쭙잖은 글을 내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에 걸맞은 글을 쓰려고 애썼다. 다른 한 편으로는 주제를 가리지 않고 도전적으로 썼다. 모르면 용감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기쁨과 여행의 즐거움을 기록했다. 독서일기도 썼다. 그림, 음악, 영화를 감상하고 난 소감도 글로 남겼다. 간간이 시도 썼다. 더러 내 마음속을 글로 표현해 보기도 했다. 다양한 글을 쓰려고 노력한 결과, 어떤 주제에도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내심 자부심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브런치에는 뛰어난 작가들이 넘쳐난다. 출간 작가도 많이 포진해 있었고 척 봐도 내공이 보통이 아닌 분들이 너무 많았다. 그들은 구독자도 많았고 글을 읽어주고 좋아하는 독자도 많았다.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게는 뛰어난 점은 하나도 찾을 수 없고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 씩씩했던 기가 꺾였다. 더구나 글쓰기 모임에서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글이 메인을 장식했다는 소식도 간간이 들렸다. 축하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아렸다. 내 글은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도 들었던 것이다.


그런 과정 중에 다행히 글쓰기 챌린지가 있었다. 챌린지 참여 덕분에 상황에 불구하고 지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때때로 우리에게는 강제로 할 수밖에 없는 인위적인 환경도 필요하다. 특히 입문자들에게는 더하다. 그렇게 글쓰기를 이어나갔을 때, 내게도 좋은 소식이 들렸다. 조회수가 폭발하는 글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뛸 듯이 기뻤다. 이후로도 9개의 글이 메인에 올랐다. 조회수가 55천에서 1천4백 명 정도를 기록했다.


브런치의 기록

내가 쓴 글이 많은 이들에게 읽힌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감격스러웠다. 글을 쓰는 보람도 느낄 수 있었다. 늘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일이 힘나게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구독자도 몇 십 명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200분이 넘었다. 한 분 한 분에게 진한 고마움을 느낀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분들이 부족한 내 글을 읽어주고 댓글로 격려해 주었기에 더 열심히 쓸 수 있었다. 격려는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다. 다정하고 소중한 이웃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전한다.

글을 쓰다 보면 권태기가 오게 된다. 최근 들어 가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가? 그저 그런 글들만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시작할 때 보다 나아지고 있는가?" 좀처럼 확신이 들지 않는다.


사람들이나 환경에 좌우되면 그 영향은 더 심각하다. 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쉽게 흔들린다. 나 자신 안에 글을 쓰려는 분명한 동기와 단단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흔들림이 없다. 이런 시점에서 나 자신에 대해 과장도 비하도 하지 말아야 한다.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를 똑바로 인식하자. 나는 아직 글쓰기를 배우는 입장이다. 배워야 할 것이 아직도 많다. 글쓰기에 대한 정체성도 세워나가는 중이다.


200회는 나의 노력의 작은 결실이다. 앞으로 계속되는 글쓰기 시도들이 흔적으로 남아 분명히 나를 드러내는 자산이 될 것이다. 여전히 어려운 글쓰기가 되겠지만 계속 쓰고자 하는 나의 각오는 흔들림이 없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헛되지 않게 가던 길을 지속할 것이다.


당당한 그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쓸 것이다.


#에세이 #브런치 #글쓰기 #소회 #각오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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