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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an 02. 2024

새해 첫날을 맞으며

하루를 기록하다

2023년 마지막 날을 맞아 밤에 모여 송구영신 예배를 드린다. 한해를 지켜주신 은혜를 돌아보고 감사하며 새해를 지켜주실 것을 바라며 기도하는 시간이다. 자정 즈음에 카운트 다운을 하며 묵은 해를 보내고 싱싱한 날을 맞았다. 환호와 기쁨으로 새로운 날을 서로 축복하며 격려를 나눈다. 감사를 가득 안고 자정을 넘어선 한적한 새벽길을 아내와 걸으며 집으로 향한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에 발걸음도 가볍다. 1월 1일도 평범한 날과 다를 바 없는 날이지만 분명 의미가 남다른 날이다.


들어선 집안이 텅 비어 조용하다. 평소에는 강아지가 반기는 집이다. 아이들이 산으로 바다로 떠나며 강아지를 데려갔다. 무엇인가 부재하게 되면 마음이 허해진다. 잠깐이지만 강아지가 보고 싶다. 함께 지내면 마음이 가고 정이 쌓인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여기저기 정을 흘리는 것이다. 아늑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소파에 앉아 늘어지게 휴식을 즐긴다. 한가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행사로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인파가 북적이는 데서 요란하게 맞이하는 새해행사도 좋지만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늦게까지 영화를 보다 잠자리에 들었다. 해가 중천에 뜬 후에라야 눈을 뜬다. 아내가 첫날부터 게으름이냐고 한소리를 해댄다.


성경을 펼치고 시편 119편을 읽으며 마음을 새로이 정돈한다. 부지런한 이들은 카톡에서  분주하다. 어두운 길을 헤치고 깜깜한 산길을 올라 첫날을 장식하는 일출을 맞이하며 사진으로 안부 인사를 전한다.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짐하는 그들의 단단한 각오를 느낀다.


아내가 정성으로 끓여준 떡국을 한 그릇을 싹 비우고 더 먹었다. 손맛이 좋은 아내 덕에 누리는 호사다.  든든하게 첫날을 기분좋게 연다.


연말에 독서목표 달성을 위해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두 달 동안 50권을 완독 했다. 마지막 날에 4권을 읽어야 해서 못해낼 줄 알았다. 하지만 마음을 다그치니 결국 해냈다. 이번 일로 독서에 동기부여는 분명히 되었다. 올해도 꾸준히 읽기를 다짐했다. 그래서 오늘도 책 한 권을 든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다. 지금 이 순간의 현존을 강하게 느끼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다.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여 마음을 다해 해내야 함을 배웠다.


영어원서 읽기 챌린지를 진도에 따라 소리 내어 읽고 녹음을 하며 인증을 마쳤다. 작은 일이지만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이 하루를 알차게 만든다. 첫날, 책 한 권을 읽고 영어원서 읽기를 하고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을 쓴다. 마지막으로 하루 분량의 홈트레이닝을 할 것이다.


체질적으로 나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은 잘 못한다. 거창한 한 해의 계획이 따로 없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야 할 일들을 루틴으로 확립해서 꾸준하게 해내는 한 해를 살고 싶다. 신앙으로 평안을 누리며 글쓰기, 독서, 운동하기를 할 것이다. 오늘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매일이 이렇게 쌓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에세이 #첫날 #새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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