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결핍이 역사를 만든다

독서일기 10대 민족으로 읽는 패권의 세계사

by 정석진

독서란 이상한 것이다. 어찌 보면 인생과 많이 닮았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 독서법으로 책을 읽기로 하고 대강 훑어보았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기대를 했었는데 첫인상이 별로였다. 제목은 거창한데 알맹이가 부실해 보였다. 그런 느낌을 사전 모임에서 나누었다. 그런 후에 다시 책을 펼쳤다.


부끄럽게도 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왔고 새로운 관점이 보였다. 자연 흥미가 일었다. 익숙하지 못한 운동을 접할 때 재미가 하나도 없다가 좀 알게 되면 달라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판단하는 위치가 아니라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가 언제나 필요한 법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선과 악이 다 스승이라 하지 않던가! 겸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이 책은 민족이라는 큰 범주로 세계사를 조망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 흥미롭다. 민족이라는 개념은 시대에 따라 필요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진다. 학자들의 기준은 인종과 어족과 공유하는 역사와 거주 공간의 동일성으로 만족을 구분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민족의 개념은 유럽 우위의 세계관이 은연중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유럽의 우월함을 주장하기 위한 이론이었고 억지 춘향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였다. 그렇게 잘못 인식하고 있던 편향된 지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유럽은 지리적으로 유라시아의 변방이나 마찬가지 였기 때문에 유럽인들은 고대 문명의 중심지이자 찬란한 역사를 가진 지역과 자신들의 터전을 연결 짓고 싶어 했다.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아리아인과 연관성을 찾으려 했다."


민족을 농경 민족, 유목 민족, 상업 민족으로 분류하는 것도 흥미롭다. 농경 민족은 식량 생산을 담당했고 유목민족은 농경 민족 주변 초지에서 가축을 길렀고 말을 이용한 군사력을 지녔다. 상업 민족은 농경 민족과 유목 민족을 중개했다.


역사를 풍요로운 농경민족이 주류가 되어 이끌 것 같은데 인도 민족과 한족을 제외하고는 유목 민족이나 상업 민족이 역사를 이끌었다는 점도 놀라운 사실이다. 그 이유가 총, 균, 쇠에서 지적했던 결핍이 민족 부흥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는 데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은 민족이 거대한 민족으로 성장 과정에 필요한 조건은 식량 부족, 전쟁과 전염병 등의 시련, 강인한 의지, 행운, 세계 질서의 변혁, 결속력을 위한 조직이나 종교, 그리고 뛰어난 지도자라고 한다. 주지한 바와 같이 고난이 민족 융성의 재료가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이 책에서 10대 민족은 이란족, 라틴족, 아랍족, 인도 민족, 한족, 몽골족, 튀르크족, 만주족 그리고 게르만족과 유대 민족이다.


이들 민족사를 돌아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중국의 역사에 있어서 진, 한 이후 세워진 통일 왕조 중에서 한족이 세운 나라는 송과 명 두 나라뿐이라는 것이다. 수, 당, 원, 청은 그들이 경원시했던 오랑캐가 세운 나라였다. 그들이 부르짖는 중화사상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만주족을 그 카테고리에 넣었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단지 금나라와 청나라를 세웠다는 이유로 들기에는 초라하다. 지금은 흔적도 없어졌는데 말이다.


그리고 인도의 악명 높은 카스트 제도가 다민족 사회인 인도를 하나로 통합해 주었고 민족과 부족 간에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인도 사회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사실이었다는 점도 새롭게 알았다.

그 점이 지금도 수용이 되고 동의가 되지는 않지만.


초기에 아주 미약했던 이슬람교가 세계적으로 퍼진 이유도 흥미롭다.


"아랍인이 하나의 민족으로 성장하여 세계사를 바꾸는 계기가 된 사건이 경제도시 다마스쿠스를 대상으로 벌인 지하드라는 이름의 정복 전쟁이었다.


이 원정의 성공으로 아랍 유목민들은 정복 사업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부족 간의 결합이 더욱 활달하게 일어났다."


특히 튀르크인 대다수가 무슬림이 된 이면에는 장사를 순조롭게 하기 위해 개종을 했다고 하니 역사도 우연과 행운이 섞여 흘러간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근자에 들어서 세계는 미 중으로 대표되는 열강들의 신 냉전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그 틈바구니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민족들의 발흥이 결핍과 부족과 위협과 재난 가운데 강인한 의지로 극복했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가 당면한 위험과 고난을 발판으로 삼아 하나로 단결하고 냉정히 대처하여 국운을 진작하는 계기로 삼는 노력을 경주하자. 단군이래 지금처럼 우리 민족이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이 된 때가 없다. 이런 때에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밖을 내다보자.


우리의 대처에 따라 우리의 명운이 달려있다.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을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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