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낡은 것들의 유쾌한 반란 - 조양방직카페

강화도에서 낭만을 누리기

by 정석진

조양방직공장 카페는 잡동사니가 마법을 부린 곳이다. 낡고 허름하고 지저분한 것을 아주 싫어하는 아내가 정신이 홀려 반하기까지 한 장소가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냉정한 시선으로 보면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결코 나친 말이 아니다. 갖 고물들이 곳곳에 빼곡하다. 그런 곳이 경이로운 변신으로 젊은이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찾는 명실상부한 명소가 되었다. 발상과 사고의 전환이 가져다주는 혁신의 현장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장소가 일제강점기에 지어지고 가동된 시설이라는 점이다. 이곳이 그렇게 오래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만큼 오랫동안 방치된 곳이라는 뜻도 된다. 쓰러지고 허물어가는 공간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명소로 재생된 것이다. 아무리 좋은 건물이라도 사람이 머물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게 되고 저절로 스러진다. 반대로 퇴락한 공간이라도 사람이 머물면 생기가 솟는다. 수많은 이들이 붐비는 이 공간이야말로 엄청나게 낡았지만 생명이 넘쳐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카페 입구부터 독특하다. 원래 있던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세련미를 더해서 낡고 추해진 곳이 특별해졌다. 카페는 미술관도 겸해서 작가들의 공예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그냥 지나치면 잘 보이지 않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높은 예술성을 지닌 철제 조형물이 장식되어 공간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치부라고 여기는 것들이 이곳에서는 당당하게 인테리어의 한 축을 담당한다. 낡고 퇴락한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고 강조된다. 부식되어 드러난 건물 벽면이 바로 그 예다. 그 흠을 흠으로 보지 않게 되고 나도 모르게 장식의 한 부분으로 받아인다. 런 마법은 조명에 있다. 다양한 모양과 밝기를 지닌 수많은 조명기구가 특별한 분위기를 성한다. 고 따스하고 부드러운 빛은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이런 분위기에 머물면 구라도 지난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감성 젖게 된다. 낡은 것들이 특별한 옷을 걸지고는 친근하게 다가온다.

메인 카페는 공장 건물로 상당히 넓은 공간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가구와 온갖 장식품들 그리고 여러 가지 소품들이 다채롭게 꾸며져 오밀조밀한 느낌을 준다. 넓은 공간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답답한 감은 별로 없다. 아마도 천장이 높고 트인 시야가 주는 장점일 것이다.

실내에는 골동품이라고 여길 만큼 고풍스러운 소파가 예스런 분위기 연출한다. 가정의 실내에 자리했다면 버려야 할 물건이 이곳에서는 오히려 당당하다. 마치 제 자리인 듯 자연스럽다. 그곳에 앉게 되면 치 옛날로 되돌아간 기분에 젖는다. 다양한 소품들도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 일색이다. 낡은 포스터에서 LP판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에는 건물도 여러 동이다. 상당히 넓은 장소다. 각 건물마다 독특한 특색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간은 빈티지지만 제공되는 음료와 빵은 아주 고급지다. 최고의 제빵사가 구워낸 빵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맛도 좋아 보였다. 점심으로 밴댕이 정식을 실컷 먹은 후라 배가 불러 처음에는 빵은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모두 다 빵을 사고 있는 분위기에 이끌려 우리도 골라 온 빵은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었다. 배는 꽉 찼지만 입은 쉬기 힘든 렬한 유혹이었다.


이곳은 분명 마법의 공간이다. 시간을 뛰어넘는 감성을 만나는 공간이다. 마치 무릉도원을 발견한 듯한 격과 쁨이 있다. 이곳은 어느 곳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하나같이 멋지다. 그만큼 세심하게 계획되고 잘 꾸며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카페를 관리하신 분들이 분주한 것을 보아 관리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지고 기분 은 장소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누렸다. 돈을 써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진 장소다.


#조양방직카페 #강화도 #명소 #카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