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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초등학생 대상 동화 버전으로 다시 쓰기

by 정석진

나는 40년 전에 알프스로 캠핑을 떠났어요.

그곳은 라벤더 외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높은 산이었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 주변에 자리를 잡고 물을 찾아야 했어요. 마을에는 샘이 있었지만 물이 없었어요.

목이 너무 말라서 물을 마시려고 걷고 또 걸어야 했어요. 하지만 물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러다 다행히 양치기를 만났답니다. 양치기에게는 마흔 마리의 양이 있었어요. 양치기는 자기 물주머니의 물을 나누어 주었어요. 그런 다음 자기 집으로 데려가 깊은 샘에서 시원한 물을 두레박으로 길어주었답니다.

양치기의 집은 돌로 지어진 튼튼한 집이었어요. 집안의 물건들은 깨끗하게 정리가 잘되어있었어요. 양치기는 아주 조용한 사람이었고 개도 양치기처럼 착했어요. 다른 마을까지는 너무 멀어서 양치기집에서 잠을 자게 되었어요.


그 마을에는 숯을 굽는 사람들이 몇 집 살고 있었어요. 그 동네는 살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서로 사이가 아주 나빴답니다.


잠자기 전에 양치기는 도토리 자루를 가져왔어요. 도토리를 식탁 위에 쏟고는 하나하나 고르기 시작했어요. 크고 벌레 먹지 않은 좋은 도토리만 골라냈어요. 나도 돕고 싶었지만 자기가 할 일이라고 거절했답니다.

그렇게 고른 도토리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보고 100개를 고른 후 잠을 자러 갔답니다.


다음 날 나도 양치기를 따라갔어요. 양치기는 골라놓은 도토리를 물통에 담았고 손가락 굵기의 쇠막대기도 챙겼어요. 양을 풀어놓은 다음 양치기는 쇠막대기로 땅에 구멍을 내고 도토리를 한 알씩 심었답니다. 양치기는 자기 땅이 아닌데도 나무를 열심히 심었답니다. 3년 전부터 도토리를 심기 시작했대요. 무려 10만 개나 심었지만 2만 개만 싹이 났답니다. 그리고 그중 절반은 살지 못했어요. 겨우 만 개만 자라났어요.

양치기의 이름은 엘지에 부피에였고 아랫마을에 살았지만 아내와 아이를 차례로 잃었답니다. 양치기는 땅에 나무가 없어 살리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도토리를 심었답니다.


다음날 양치기를 떠났답니다. 그때 전쟁이 일어나서 군대에 가야 했어요. 5년이 지나서야 전쟁이 끝이 났어요. 전쟁 중에 양치기를 잊고 살았지만 다시 생각이 났답니다. 그래서 알프스를 다시 찾아갔어요. 양치기가 죽은 줄 알았지만 더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양은 네 마리밖에 없었고 벌을 기르는 중이었어요. 양들이 어린 나무를 먹어치웠기 때문이지요.


그가 심은 도토리들은 어른 키만큼 자랐어요. 참나무들은 넓은 숲을 이뤘답니다. 그동안 단풍나무도 심었지만 다 죽어버리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너도 밤나무를 심었더니 무럭무럭 잘 자라났답니다. 자작나무도 심어서 아름다운 숲이 되었어요.


그런 다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물이 없던 개울이 물이 흐르고 풀도 자라고 꽃도 피어서 토끼도 찾아왔어요. 양치기가 심은 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저절로 숲이 생겨난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나라에서도 깜짝 놀랐답니다. 저절로 숲이 생겨난 것을 말이죠. 그래서 양치기를 찾아와 불을 피우지 못하게 했답니다. 숲을 지키기 위해서죠. 국회의원들도 찾아왔어요. 그중 다행히 내 친구 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숲의 비밀을 알고 있었어요. 양치기가 나무를 심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래서 양치기는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계속해서 나무를 심을 수 있었어요. 숲은 점점 더 늘어갔답니다.


그가 만든 숲도 위험에 빠진 적이 있어요. 전쟁이 다시 일어났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나무들이 베어졌지만 양치기의 숲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나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양치기는 전쟁 소식도 모른 채 계속해서 나무를 심었답니다.

나무 한그루 없던 마을에 아름다운 숲이 생기고 개울에 맑은 물이 흘렀고 맑은 공기가 가득해졌어요. 전에 살기가 힘들어 사이가 나빴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 달라졌답니다. 사람들은 친절해졌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되어 새로운 이웃들도 찾아왔답니다. 마을에는 웃음이 넘쳤어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양치기의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깊이 감사했어요. 한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동산을 만든 거랍니다.


#나무를심은사람 #장지오노 #동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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