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야기
쁨이는 여전히 포미 바라기다.
새침한 포미는 쁨이를 받아주지 않고 뽀뽀하려고만 하면 으르렁댄다. 쁨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꼬리를 멈추지 않고 흔들며 일편단심이다. 미인 앞에서 남자의 자존심은 내던진 지 오래다.
잘 때가 되자 쁨이는 잠자리를 찾아 가는데 포미는 낯선 곳이라 여기저기를 배회한다. 그러면서 꾹꾹 대고 운다. 엄마 아빠가 그리운 모양이다. 안타깝지만 어떻게 해 줄 수 없다. 가만가만 쓰다듬어 주며 괜찮다고 하는 수밖에...
밤이 깊어 우리 부부도 잠자리에 들었다. 불을 끄면 자연스럽게 잘 것 같아서 소등을 했다. 포미는 조용한 데 정작 쁨이가 자꾸 짖어댄다. 조용하라고 여러 번을 나무라야 했다. 침대에서 한참 뒤척대다 포미가 어디서 자나 찾아봤더니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다. 포미가 잠을 못 잘 것 같아 침대에 올려주었다. 애교가 많은 포미는 내 얼굴에 뽀뽀세례를 퍼붓는다. 쁨이는 절대 하지 않는 행동이라 당황스럽다. 더구나 나는 뽀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되었다고 살살 얼랬다. 그랬더니 발치에 눕는다.
새벽 4시에 기상을 해야 했다. 오늘은 건강검진으로 대장내시경을 위해 사전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미는 다행히 잠을 잘 잔 것 같다.
아내는 일어나자마자 포이에게 밥을 줬다. 사료는 잘 먹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내가 손으로 일일이 먹이니 잘 먹었다. 닭 가슴살과 간식이 주식이라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서 주고 간식으로 육포를 챙겨 주었더니 곧잘 먹었다. 집에서는 빨면 나오는 물을 마셨다고 해서 쁨이가 먹는 물그릇에는 입을 안 댈 줄 알았는데 물이라고 가르쳐주었더니 바로 물을 마신다. 목이 말랐는지 한참을 먹었다. 비교적 잘 적응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쁨이가 들이대는 것은 여전하고 포미가 으르렁대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그 강도는 많이 줄었다. 쁨이도 심하게 집적대는 것도 아니고 포미도 소리만 으르렁대는 수준이라 잘 지낼 것 같다.
포미는 남자를 더 좋아하는지 아내보다는 자꾸 나를 따라다닌다. 심지어 화장실까지 좇아온다. 동그랗고 까만 눈동자를 크게 뜨고 똑바로 바라보는 데 무지 사랑스럽다. 아이고 귀여운 녀석~~~ 모쪼록 잘 지내기를 바란다.
정들면 어쩌나?
#강아지 #비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