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친구 포미는 먹는 것이 쁨이와 많이 다르다. 쁨이는 음식 알레르기로 사료 이외에는 간식을 거의 먹을 수 없다. 처음에는 쁨이도 소간, 오리목뼈, 육포등 간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었는데 어느 날 빨간 눈물이 계속 나와 얼굴에 흉한 자국이 생겼다. 병원에 알아보니 알레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약도 먹어야 했고 간식을 죄다 끊어야 했다. 그 와중에 먹을 수 있는 간식은 겨우 고구마 같은 야채뿐이다. 지금도 고구마 삶아서 말린 것과 당근 삶은 것이 간식 전부다. 에구 불쌍한 것!!!
그런 반면에 포미는 사료는 기본이고 닭가슴살이 주식이고 육포는 간식이었다. 포미 식사를 챙겨줄 때면 쁨이는 난리였다. 냄새가 강렬하고 친구가 먹고 있으니 얼마나 자기도 먹고 싶겠는가? 더구나 포미는 쁨이가 얼쩡대면 그냥 봐주질 않고 사납게 대들었다. 하는 수 없이 포미가 식사를 할 때면 따로 안고 있어야 했다. 애처로운 모습에 포미 간식을 조금은 나눠 주어야 했다.
그간 쁨이가 포미를 졸졸졸 따라다녔는데 그때마다 까칠하게 포미가 굴다 보니 흥미가 줄었는지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이제는 데면데면하기까지 할 정도다. 그래서 집안이 평화롭다. 각자 편한 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보면 포미도 이제 완전히 낯선 곳에 적응한 것 같다.
아침에 날이 많이 흐렸다. 비도 곧 내릴 것 같아 서둘러서 아이들 산책을 나섰다. 포미는 자연스럽게 목줄을 매는 데 반해 쁨이는 지금도 어설프다. 산책은 좋아하는 데 이상하게 목줄 매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가 쁨이를 데리고 가고 나는 포미 당번이다.
집 밖을 나서니 두 녀석 다 신이 났다. 산책하는 것도 차이가 난다. 확실히 포미는 얌전하고 차분하다. 그에 반해 쁨이는 산만하다. 포미는 거의 마킹하지 않는데 쁨이는 마킹하느라 정신이 없다. 포미도 가끔 쉬를 하지만 수컷처럼 한 발을 들고 쉬를 하는 것이 신기하다. 쁨이는 중간에 꼭 응가를 하는데 오늘도 예외 없이 시원하게 큰 일을 치렀다. 하지만 요조숙녀 포미는 신사 앞이라 그런지 큰 일을 보지 않았다.
냄새를 맡는 취향은 둘 다 비슷하다. 회양목 향기를 좋아하고 풀밭도 선호한다. 쁨이는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 데 반해 포미는 킁킁거리기만 한다. 포미가 확실히 깔끔하고 단정한 것 같다.
사이좋게 산책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는데 온도 차이가 나서 쉽지 않았다. 쁨이는 큰 개를 만나도 겁 없이 덤벼든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꼴이다. 주둥이도 작아 물지도 못하면서 대들기는 맹수 같다. 오늘도 큰 스피치를 만났는데 보자마자 짖어대며 대든다. 큰 개는 어이가 없는지 짖든지 말든지 시큰둥하다. 반면 포미는 그러거나 말거나 제 길을 간다.
포미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천천히 걷고 돌발행동을 하지 않으니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는데 반면에 쁨이는 그렇지 않다. 항상 긴장을 해야 한다. 둘을 데리고 산책을 하니 비교가 되어 더 힘든 것 같다.
열정적으로 앞서던 쁨이는 제풀에 지쳐 멈춘다. 힘드니 안아달라는 신호다. 물론 오래 안아줄 필요는 없다. 잠깐이면 된다.
집에 들어와서 발을 닦아주는데도 온도차가 확연하다. 포미는 여전히 얌전하다. 네 발을 다 닦아 줄 때까지 순하다. 쁨이는 뒷발을 닦을 때는 으르렁대기 일쑤다. 그 후에 털을 빗어줄 때도 똑같다. 포미는 여전히 얌전하다. 쁨이는 싫다고 어찌나 요동을 하는지 한 번 빗어주려면 힘이 많이 든다. 에구 까칠한 녀석.....
그래도 어쩌랴! 미워도 우리 가족인 것을....
#강아지 #산책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