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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의 여운

by 정석진

아내는 무엇이든 나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내의 사랑의 언어가 함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언어는 게리 채프먼이 쓴 " 5가지 사랑의 언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람들이 사랑하는 방식에는 독특한 언어 체계가 있고 이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전달한다. 사랑의 언어를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 5가지로 분류한다. 그러면서 부부가 서로 같은 언어를 사용해야 사랑이 소통이 되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예를 들면 나의 사랑의 언어는 선물인데 배우자가 선물은 고려하지 않고 말로만 사랑한다고 한다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춰 행동을 해야 "아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분명히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행복한 결혼 생활에는 사랑의 언어를 정확히 파악해서 내가 아닌 상대방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주에는 아내가 동참하지 않은 행사가 유독 많았다. 주말까지도 일이 있었지만 아내를 위해 주말행사는 기꺼이 포기했다. 아내의 사랑의 언어인 함께 하는 시간을 위한 나의 작은 배려다.


아내는 운동을 좋아한다. 그 덕분에 자전거도 함께 탄다. 자전거 타기는 부부가 함께 하기 참 좋은 운동이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는 것은 하나의 행운이다. 예전에는 자전거로 춘천도 다녀오곤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멀리는 가지 못하고 중랑천을 주로 달린다.

창포원

오늘도 따릉이를 타고 창포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창포원은 도봉산역 앞에 자리한 잘 다듬어진 정원으로 우리 부부가 바람을 쐐러 자주 가는 곳이다. 창포원을 둘러보고 도봉산 전경이 보이는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올 계획이다. 간편한 차림에 물 한 병만을 들고 집을 나섰다.


따릉이는 잘 골라 타야 한다. 잘 고르지 못하면 타는 내내 힘들어서 애를 먹는다. 이번에도 고른다고 골랐는데도 자전거가 잘 나가지 않고 기어 변속도 안되어 힘이 많이 들었다.

바람을 가르며 천변을 달리니 기분이 상쾌하다. 아내의 표정도 덩달아 해맑다. 달리는 길에 여전히 푸르른 나무와 간간이 보이는 꽃들이 반가운 얼굴로 다가온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과 그 안에 깃든 백로와 민물가마우지 그리고 오리들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정겨운 풍경이다.

천변에는 건강한 젊은이들의 자전거가 씽씽 질주하고 힘차게 달리는 사람들도 나간다. 산책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의 모습에서 생기가 묻어난다. 천변 길은 활력이 넘치는 삶의 현장이다.


창포원에 도착했다. 햇빛이 부셔 내리는 창포원은 여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신록으로 찬란하다. 잘 단장한 정원은 찾는 이들의 몸과 마음에 쉼을 준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로를 함께 걷는다. 날씨도 선선하고 산책로도 예뻐서 발걸음도 가볍다.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일이지만 이런 시간들이 모여 행복을 빚는다.


도봉산 봉우리들이 전면에 보이는 카페에 들러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대개는 사소한 이야기들이지만 그 안에는 따스한 정과 사랑이 담겨있다. 차 한 잔으로도 충분히 풍성한 시간이다.

돌아가는 길은 가로수와 꽃들이 더 예쁜 건너편을 택했다. 해가 기울어 어둑해지지만 꽃밭은 화려하게 빛난다. 곧게 자란 가로수들이 도열한 길이 싱그럽다.


#아내 #동행 #창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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