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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Mar 06. 2023

그러거나 말거나 봄은 오는 중

봄이 오는 길목에서

지난 겨울의 자취를 꼭 끌어안고

고행하는 구도자의 모습으로

마로니에는 묵언 수행 중


바람은  햇살을 담고

생글거리며

봄의 향기를 퍼트리는 중


황량하고 거친 잿빛 세상에

매화는 꽃송이를 환하게 터트리며

봄의 문을 활짝 여는 중


늦었다는 듯 앞다투어

노오란 속살을 내보이며

꽃망울 벙그는 산수유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중


바른 강안에서

무리지어 졸고 있는 비둘기는

따사로운 봄햇살을 즐기는 중


그러거나 말거나

두터운 외투에 마스크 쓰고

심각한 표정으로 길 가는 사람들은

괴로운 인생길을 가는 중

#시 #봄 #매화 #산수유 #비둘기 #마로니에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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