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청년들과 시간 보내기

by 정석진

며칠 전 만났던 네팔 청년 수전은 아주 적극적이고 활달하다. 내가 알려준 카카오톡을 통해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전한다. 친절하게도 메시지는 한글로 번역해서 보낸다. 그럼에도 나는 부족한 영어로 소통을 했다. 그 이후로는 영어로 소통 중이다. 그 친구는 자상하게 자신이 요리를 한 사진도 보냈다. 그의 요리 솜씨가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네팔요리에도 호기심이 인다. 전에 전문 네팔 식당에 가서 난이랑 카레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지만 기회가 되면 젊은 친구가 직접 요리를 해서 대접하겠다고 하니 내심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운동을 좋아한다고 해서 교회 축구모임을 오기로 했었다. 우리 교회는 한 달에 한 번 첫 주 토요일에 스포츠 모임을 갖는다. 오전에는 탁구를 치고 오후에는 축구를 한다. 나는 주로 탁구를 택해서 축구는 하지 않는다. 금요일 저녁 시간과 장소를 물어와서 교회 지도를 보내주고 시간도 알려주었다.


아침이 되니 날이 많이 추워졌다. 오전 9시에 교회에서 만나기로 해서 서둘러 나갔다. 그 친구는 룸메이트와 함께 오고 있다고 했다. 교회 정문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오지를 않아 전화를 해보니 축구하는 학교 앞에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도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데리러 가야 해서 따릉이를 탔다. 톡으로 춥다고 아우성이다. 네팔이 고도가 높은 곳이고 히말라야 산맥에 가까이 위치해서 우리나라보다 훨씬 추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추운 날은 평균 14,5도 정도란다. 그러니 영하로 떨어진 기온은 견디기 쉽지 않은 것이다.


룸메이트 압산을 만났다. 콧수염을 길러서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데 놀랍게도 겨우 18살이었다. 내가 놀라니 자신도 나이 들어 보일 거라고 쿨하게 인정한다. 아주 활달하고 적극적인 수전보다는 좀 내성적이었지만 아주 착해 보인다. 둘 다 삼육대로 유학온 학생들이다. 더 어리다고 하니 마음이 더 쓰였고, 압산의 부친 나이가 나와 같다고 해서 더 정이 갔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교회 탁구장으로 갔다.


교회 사람들이 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수전은 탁구를 쳐본 경험이 있고 압산은 처음이었다. 경기할 수준은 되질 않아 탁구를 가르쳐 주었다. 수전은 운동신경이 있어서인지 금방 늘었고 압산은 힘겨워하면서도 잘 따라왔다. 조금이라도 늘기를 바랐는데 마칠 때는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탁구를 마치고 축구장으로 차를 타고 가면서 이들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네팔 노래는 아주 흥겹고 흥미로웠다. 노래를 듣는 동안 어깨가 절로 들썩였다. 두 친구 다 노래를 아주 잘 불렀다. 특히 압산의 목소리는 구성졌다. 노랫말도 얼마나 빠르고 가사도 많은지 마치 속사포 랩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절대 못 따라 할 것 같다.


축구장에서 압산은 골키퍼를 했고 수전은 수비수로 뛰었다. 나는 안 뛰려 하다가 함께 뛰기로 했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실력은 어설프다. 압산은 몸을 날리며 멋진 축구실력을 보여주었지만 여러 골을 먹었다. 수전도 열심히 뛰었고 킥력도 좋았다. 오랜만에 축구를 한 나도 골을 거의 넣을 뻔했다. 15 분 두 게임을 뛰고는 추위 속에서 오전부터 운동을 해서인지 배고프고 힘들다고 집에 가겠다고 해서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근처에 보리밥집이 맛집이라 그곳으로 갔다.

압산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자신의 가족들에게 나를 소개해주었다. 영상으로 그의 어머니, 아버지, 매형, 형과 인사를 나누었다. 부모님의 인상은 후덕하고 인자해 보였고 가족들도 좋은 사람들 같았다. 이다음에 네팔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하니 그의 가족들도 직접 볼 날이 올 것 같다.


비빔밥을 설명해 주고 먹는 법도 알려주었더니 맛있다며 잘 먹었다. 된장국도 좋아했다. 외국청년들이 보리밥을 잘 먹는 것을 보고 식당에 온 손님들이 기특하다며 칭찬을 하고 간다.


오늘은 창창한 네팔 청년들에게 문화홍보대사를 한셈이다. 운동을 통해 교류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는데 작은 도움을 계속 주고 싶다. 우리는 지구촌 가족이기 때문이다.


#오지랖 #네팔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