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달리니 좋아요

3월 첫 마라톤 연습

by 정석진

삼 월 들어 첫 마라톤 연습이다. 한동안 날씨가 풀리는 듯하더니 하필 추위가 찾아온 날 아침에 달리게 되었다. 전에는 오전 7시에도 깜깜하던 주변이 이제는 환하게 밝아졌다. 누가 뭐라든 계절은 성큼성큼 제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SFR 마라톤클럽 회원 대부분이 참석해서 평소보다 많이 북적인다. 봄으로 인식되는 3월이 주는 신선한 의미와 새로운 기대 덕분일 것이다. 깜찍한 꼬마 친구도 깜짝 등장을 해서 분위기가 훨씬 좋다. 아이를 바라보는 모든 눈길은 살갑고 저마다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감돈다. 어린 7살짜리의 존재감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다. 모든 세대가 이렇게 함께 더불어 어우러지며 살아갈 때 삶은 부드러워지고 윤택해진다.

영하의 날씨라 달리기 시작이 조금 버겁다. 지난주에는 회원들 대부분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뒤라 회복훈련 차원에서 오늘은 간단히 뛰는 일정으로 15킬로를 뛴다. 몸이 많이 무겁다. 어제 평소 하지 않던 축구를 했더니 몸의 이곳저곳이 아우성이다. 운동에 따라 쓰는 근육이 다른 결과다. 온몸이 균형 있게 발달하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처음 달릴 때 찬바람이 불더니 시간이 지나니 바람이 잦아들었다. 아침햇살도 따스하게 비추니 추위도 덩달아 달아난다. 강물을 끼고 달려선지 신선하고 상쾌한 기운이 밀려와 몸이 가벼워 뛰는 발걸음이 경쾌하다.


발을 맞춰 뛰면서 동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확실히 힘이 덜 든다. 오래 달리기는 혼자 뛰는 것보다 무리 지어 함께 뛰는 것이 유리하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격려가 되기 때문이다.

깨끗한 강안 풍광이 눈길을 끈다. 나목들과 마른 풀잎들이 여전히 스산한 겨울 풍경이지만 버드나무 가지에는 연한 봄물이 들었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져 새로 싹을 틔운 초본 식물들이 얼어 버렸지만 온화한 봄볕에 금방 몸을 녹이고 파릇파릇 생기를 띨 것이다. 물에 비친 나무의 자태가 실물보다 선명하다.

풀린 강물에는 청둥오리, 흰뺨 검둥오리가 여유롭게 노닐고 있는 풍경이 평화롭다. 이따금 논병아리가 물속으로 사라져서 빼꼼 떠오르는 것이 앙증맞고 귀엽다. 새들의 가벼운 몸짓에 봄이 묻어나는 것 같다.


뛰다 보니 반환점에 도착했다. 큰 힘이 들지 않아 마음이 여유롭다. 돌아가는 길에 사진을 담느라 일행과 뒤처지지만 속도를 올려 금방 따라간다. 이런 체력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멤버 한 분이 조금 지친 것 같아 보조를 늦추고 함께 뛴다. 새 이야기, 식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기운을 북돋아 준다. 그런 여력이 있음도 좋다.

한 시간 사십 여분 동안 15킬로미터를 달렸다. 도착지에는 오늘도 푸짐한 간식이 기다린다. 맛깔스러운 떡과 과일 음료수 그리고 튀김도 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마무리 체조로 운동을 마친다. 오늘도 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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