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아침 숲에서 쓰는 편지

미사 나무 고아원을 거닐다

by 정석진

아침의 고요한 숲에는 특별함이 있다.


숙연함이 머물고 경건함이 감돈다.


실타래 꼬이듯 시끄럽던 마음이 가지런해진다.


초록 잎들이 성찬을 벌이는 봄날은 더 그렇다.

초록빛은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침 단장을 마친 화려한 꽃들은 눈부시고 푸르름이 뚝뚝 묻어나는 신록은 감동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처럼 맑고 청아한 바람이 볼을 스친다.

세상의 모든 부드러움을 담은 바람이다.


바람에서 미각을 느낄 수 있다면 가장 맛있는 바람이다.


바람을 맞으면 온몸에서 청량한 기운이 샘솟는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엄마의 손길로 만물을 어루만진다.


어린잎들은 반짝이고 꽃잎은 밝고 진해진다.

햇살은 각자가 지닌 숨겨놓은 아름다움을 길어낸다.


숲에 있는 식물 하나하나는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다.


사랑이 넘치는 숲은 풍요로움이 넘친다.


우듬지에 앉은 박새는 청아한 노래를 부른다.


새는 하늘의 존재를 알리는 전령이다.


새를 찾으려 하늘을 우러러보게 된다.


자유로움과 그리움이 담긴 티 없이 맑은 하늘은 바다를 닮았다.


그 광활함에서 우리는 순간을 잊고 영원을 본다


봄날 아침을 숲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한 이들이다.


지난밤의 짐을 풀어버리고 시작의 설렘이 마음을 움직이는 시간이 바로 아침이다.


모든 생명의 바탕이자 원천인 자연의 품에 안겨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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