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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Apr 16. 2023

트레킹(Trekking)과 등산의 차이를 아세요?

관악산 트레킹을 다녀와서

배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배워야 할 것이 차고 넘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즐거운 경험이다. 그 배움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지식이라면 더 그렇다.


우연하게 은행 동우회에서 관악산 트레킹 행사를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참가하게 되었다. 등산 동호회도 있는 상황에서 트레킹 행사가 별도로 열린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등산과 트레킹에 대한 차이를 몰랐던 것이다.


평소에 다른 이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가진 개인적인 불만은 자연을 즐기는 여유 없이 그저 오르고 오르는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는 것처럼 등산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산에 가서도 정상을 향해 정신없이 올라가는 일에만 오로지 매진한다. 여유롭게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자라는 나무와 식물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야생화를 찾아 감상하며 산에 깃들여 사는 새들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며 누리는 시간도 아주 소중한 것인데도 말이다.


그러는 중에 트레킹 교육을 통해 산을 오르는 다양한 목적과 단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지향하고자 했던 자연을 즐기며 산을 오르는 것이 바로 트레킹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배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 그리고 등산화 끈을 풀리지 않게 묶는 법을 교육받았다.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스틱을 사용하는 법을 교육받은 것이다. 스틱 활용법은 가장 많은 시간을 내어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았는데 어디서도 접할 수 없는 실질적이고 유용한 가르침이었다. 산을 직접 오르내리며 실습을 겸한 교육이어서 분명하게 배울 수 있었고 향후 산행할 때 아주 유익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아래는 한국트레킹 학교 윤치술 교장선생님의 가르침을 요약한 것이다.  


트레킹(Trekking)은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고 여유롭게 산길을 걸으며 자연풍광을 감상하는 산행이다. 최대한 위험 요소를 배제하고 안전한 가운데 여유를 누리며 경치를 즐기고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반해 등산은 산 정상을 목표로 역경을 극복하고 모험과 도전으로 성취감을 얻는 것이다. 트레킹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달구지를 타고 수렵지를 찾아 집단이주하다'라는 남아프리카 보어인들의 언어에서 유래하였다.


예전에 우리 삶에는 산이 없었다. 80년대 엄홍길 14좌 등정 이후 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폭발적인 등산인구가 생겨났다. 산을 즐기는 여유가 주어진 것이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없었다. 그런 연유로 해발 오천 미터 히말라야 베이스캠프는 누구나 오를 수 있음에도 한국인들은 성격이 급해 서둘러 오르다 고소증을 겪는다. 고소증은 체질적인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다.

즐겁게 산행하려면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안다고 생각해서 산행에 대한 교육을 등한시한다.


트레킹도 역시 시간의 문제다. 빨리빨리를 벗어버리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

우리 국토의 65.4%가 산이다. 나이가 들수록 산과 친해야 한다. 트레킹이 바로 여유롭게 산행을 즐기는 것이다.


즐거운 트레킹의 5대 조건


자연과의 교감

산은 전투적인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어머니 품으로 들어가듯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가야 한다. 등산이 아닌 입산이다.


바른 보행

보폭을 좁히고 속도를 줄이며 낮은 곳을 딛는다

평지를 걷듯 산길을 걸으니 힘들다. 기어 변속하듯 보폭을 좁혀야 한다. 한 번에 높은 곳을 택해 성킁성큼 걸으면 안 된다. 길을 읽으며 낮은 곳을 걸어야 한다.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선수처럼 유산소 운동을 하라.


균형

나이가 들수록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산길을 오를 때 배낭이 균형을 유지해 준다.

나이가 들면 배낭은 물건을 담는 것이 아닌 신체보호 기능을 갖는다. 몸에 딱 맞게 매야 한다. 넘어질 때 몸을 보호하는 보호장구다.

관절 보호를 위해 스틱은 반드시 필요하다. 마더 스틱이란 스틱을 동시에 두 개를 앞에 던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은 화강 편마암 산이다. 신발 밑창이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 발목을 보호하도록 목이 긴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신발끈을 제대로 묶어야 한다.

30리터 이상 배낭, 130 센티 이상 일자 스틱 2개, 목이 긴 등산화는 필수다.


에너지 공급

기본체력만으로 트레킹 즐길 수 없다. 산에 오를 때 필요한 음식은 집에서 먹는 대로 가져오면 안 된다. 열량을 만들어 내는 초콜릿, 에너지바가 필요하다. 단팥빵 같은 열량 음식이라야 한다.

당질 풍부한 음식이 필요하고 적은 양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물 보다 염분 전해질이 풍부한 이온음료가 좋다.


적정  체온 유지

몸을 지나치게 덥게 혹은 춥게 하지 않는다

트레킹 전 가볍게 입고 보온이 필요한 옷을 준비한다. 보온을 위해 지퍼 기능 활용, 모자, 스카프, 장갑을 준비한다. 땀 흡수가 되고 잘 마르지 않는 면내의를 입으면 곤란하다.


단 하루의 교육이었지만 참으로 알찬 시간이었다. 중요한 것인데도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실제 산행하며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지침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트레킹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윤치술 교장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기회가 된다면 심화교육을 꼭 받고 싶다.


#에세이 #트레킹 #윤치술 #트레킹학교 #신한동우회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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