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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Apr 13. 2023

그대로 인해 컬러풀한 인생이...

영화 오토라는 남자를 보고

오랜만에 가슴이 더워지는 영화를 만났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오베라는 남자'미국판 리메이크 영화인 오토라는 남자다. 몇 년 전에 원작을 읽으며 감동이 되었던 책이었기에 기대를 안고 보게 되었다.


광화문에 있는 시네 큐브 영화관에서 관람을 했는데 이 영화뿐 아니라 상영 중인 다른 영화들도 수준이 높아 보였다.  아내와  함께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좋은 영화관이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웃고 울었다. 재미와 감동이 함께 버무려진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오토가 절절하게 사랑했던 아내와 사별하고 그는 모든 삶의 의미를 상실한다. 더구나 규범적이고 원칙에 충실한 자신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주변의 상황도 견딜 수 없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죽은 아내  소냐 곁으로 가려일념으로 전화와 전기를 끊고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다.

그런데  와중에 마리솔이라는 자신의 아내와 성정이 닮은 여성의 가정이 이사를 오게 된다. 오토가 보기에 그녀의 남편은 운전도 제대로 못하는 멍청이다. 그의 시야에는 주위에 멍청이들만이 차고 넘친다. 개를 산책시키는 여자도, 타이트한 옷을 착용하고 조깅하는 젊은 친구도 모두 다 멍청이들이다. 그는 세상 전부에 화가 나있다. 꼴 보기 싫은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죽은 소냐에게 가는 것이다.


그는 목을 매달기도 하고 차량 가스를 틀고 철로에 뛰어내려 죽으려 하지만 오히려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게 되는 해프닝까지 겪는다. 자살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이 난다. 급기야 집에 있는 사냥총으로 끝내려는 시도도 결국 무위에 그치고 만다.


이웃들과 원치 않는 만남 속에서 마리솔과는 각별한 관계로 이어지고 아이들과도 친해진다.  어쩌다 길고양이를 집안에 들이고. 아내의 제자이자 트랜스젠더인 말콤을 받아들이면서 단절된 사람들과 끈도 이어진다.


엉터리로 운전을 배우는 꼴이 못마땅한 마리솔에게 직접 운전을 가르치면서 그녀가 두려움으로 운전을 포기하려 하자 그는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불어넣어 자신감을 갖게 하고 결국 운전을 하게 만든다.  이일을 전후로 마리솔과 더한층 가까워진다.

토의 삶의 이유였던 그의 아내 소냐는 그가 유전인 심장 비대증으로 군대를 갈 수 없게 되어 막막한 미래로 인해 낙담하는 가운데 기차역에서 만나게 된다. 그녀는 고지식하고 답답한 그의 삶을  활달한 그녀의 성품을 통해 흑백의 삶을 칼러풀한 삶으로 바꿔준다.


행복한 결혼 생활도 잠시 여행 귀가 중 버스 전복사고로 소냐는 임신 6개월 중인 아기를 잃고 반신 불수가  된다. 불의에 사고에 대해 오토는 원망을 하지만 슬기로운 그의 아내는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며 고통을 극복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다. 오히려 더 꿋꿋하게 살면서 소외되고 버려진 학생들에게 사랑과 존중으로 그들을 바른 삶으로 이끈다. 그런 그녀가 암으로 떠나게 되고 그로 인해 그는 모든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오토가 구원받는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었다. 자기에게서 벗어나 고양이에게 그리고 트랜스젠더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진실한 마리솔은 그의 언 마음을 녹인다. 결정적으로 친구 가족이 부당하게 집을 잃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오토는 새롭게 불의에 맞서며 삶의 의지를 불살라 이웃들과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한다.  

종국에 그의 지병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나지만 많은 이웃들에게는 잊지 못할 존재로 남는다.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을 생각한다.

마음이 닫혀있던 오토의 마음을 연 마리솔과 그를 있게 했고 삶의 의미였던 그의 아내 소냐가 그들이다. 오토도 의도하지 않게 말콤에게 그리고 친구 부부에게 그리고 마리솔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사람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이웃을 위해 하나 된 그들의 연합과 유대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점점 이웃의 정이 상실해 가는 시대에 잃어가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다. 물질은 풍요롭고 문명 이기로 삶은 윤택해졌지만 서로 돕는 아름다운 정이 사라져 삶은 예전에 비해 더 불행하다.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정을 따뜻한 사회를 꿈꾼다. 마음에 여운이 남는 좋은 영화다.


#에세이 #영화 #오토라는남자 #프네데릭베크만 #정 #이웃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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