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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Apr 26. 2023

글을 쓰다 보면 때로는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며 느낀 좌절과 기쁨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기운이 하나도 없이 축 처져 있더니 작은 소식 하나에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운이 용솟음친다. 글쓰기에 얽힌 이야기다.


함께하는 글쓰기 모임의 작가들의 글이 다음 메인에 오르며 조회수가 몇 천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왔다. 축하를 하면서도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는 내 글쓰기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 글은 왜 한 번도 주목을 못 받을까?

너무 서술형으로 길게 쓰나?

소재가 별로인가?

아니면 지나치게 상투적인 글을 쓰나?'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부족해서 그럴 거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졌다.

그동안은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썼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3개월이 조금 지났고 그 사이 발행 글은 66개를 발행했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열정으로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힘이 많이 빠지고 회의감마저 들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구나'

그렇게 침울할 무렵 갑자기 발행한 글 하나가 조회수가 급증했다. '트레킹과 등산의 차이를 아세요?'라는 글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막연하게 '내 글도 메인에 올랐나?' 하는 생각에 오픈톡방에 문의를 했더니 놀랍게도 다음 메인에 게시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브라비'  '내 글도 마침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때가 왔구나!'라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뻤다. 그러면서 내심 잘 쓴 글이라기보다 정보성 글인 게 마음 한편에 걸렸지만 입이 절로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조회수는 계속 가파르게 올라 7천을 넘어섰다. 함께 글 쓰는 작가님들의 넘치는 축하에 기쁨이 배가 되었다.


그러다 연이어 또 하나의 글이 부상했다. '두릅을 아세요?'라는 글이 또다시 조회수가 가파르게 오르는 거다. 떨리는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설마 또 메인에 게시된 것인가?'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 글은 다음에서 찾을 수가 없는데도 조회수는 멈추지 않아 또다시 채팅방에 문의를 했다. 다음과 브런치에 메인 글이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은 정말로 내 입을 귀에 걸리게 했다. 왜냐하면 나의 온전한 글쓰기 작품이 인정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전에 주목받았던 글은 트레킹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글이었지만 이번 글은 자연에서 받은 느낌만을 오롯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더 믿을 수 없는 사실은 하루 동안만 반짝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라 4월 21일부터 4월 26일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5일에는 조회수가 주춤해서 이제는 끝났나 보다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또다시 급증을 했다. 그 결과로 영광스럽게 브런치 인기글의 최 상단을 장식했다.

동료 작가님들도 함께 기뻐했다. 에디터의 주목을 받게 되면 다시 메인에 오를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에 더 큰 힘이 났다. 더욱 열심히 써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고 계속 쓰게 하는 힘을 얻게 되었다.


글을 쓸 때 피해야 할 한 가지는 남의 글과 내 글을 비교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현실은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다. 타인의 글을 읽는 한 비교하지 않는 길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글을 써나가는 일은 지속되어야 한다. 자신이 정직하게 드러나는 글은 절대 타인의 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순수한 창작품이다. 뛰어난 글을 보며 그렇게 쓰지 못함을 한탄하지 말고 내가 가진 특유의 감성과 심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담금질하면서 멈추지 말고 써보자.


글을 쓰며 좌절하게 되는 것은 필연인 것 같다. 잘 쓴 작품을 보면 더욱 자신의 글이 초라하게 보인다. 이것은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것이고 반드시 거쳐야 할 숙명이다. 글 쓰는 이들은 다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거나 아주 오만한 사람이 분명하다. 어떤 글에서 음악가가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우리도 내 글을 단 한 사람이 좋아해도 글을 쓸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쓰다 보면 언젠가 나처럼 기분 좋은 경험을 맛보게 될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아도 글 쓰는 일은 그 자체가 충분히 의미가 있고 또 즐거운 창조의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내 글의 가치를 떠나서 세상에 없는 한 줄을 만들어냈다는 쾌감이 행복이다."

(고명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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