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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할마 Feb 09. 2020

가족 여행 1

베트남 나트랑(냐짱) 2월4~8일

딸은 여행 초보자들의 짐을 점검하고 빠진 거

있으면 구입해야 한다고 비행기 타는 전날

상경하란다.

딸의 집에 밤늦게 도착하였다.   

잠자리가 바뀌어  하품만 나오고 잠이 오지

않는다.

딸은 집 근처에서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와서 이마트도 문을 닫았다며 꼼짝 말고 집에

있다가 공항으로 나오라며 출근을 했다.

딸은 회사에 일이 많아 요즘 야근이 잦은 모양이다

그래서  하지 못한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로 했다.

세탁기 돌려 빨래를 널고 남편은 청소기 밀고

흡입구에 엉킨 머리카락을 꼼꼼하게 걷어냈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모든 게 불안하다. 

딸 친구가 와서 돌봐 주기로 했지만 며칠간

혼자 있을 고양이에게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고

집을 나왔다.

딸은 퇴근하고 바로 공항에 올 거라서 딸 가방까지

끌고 택시를 탔다.  오전에 날리던 눈발은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우울한 잿빛이다.  

생각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 한산하다.

남편은 출판할 책 교정을 보고 난 무료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서양인 몇몇 빼고 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심지어 젖먹이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제 아빠한테 안겨있다.

공항에 근무하는 초등 동창이 퇴근하고 오겠다고

전화 와서 친정 오라비처럼 반가웠다.

친구와 이야기하는 중에 딸도 오고 해서 밥을

먹으러 갔다.  며칠간 못 먹을 한식을 먹고

자리를 옮겨 주스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2025년까지 근무하니까 외국 갈 때 연락하란다

밥 사주겠다는  남사친의  고맙 괜히

든든하다.  

비행기를 탔다. 승무원 승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

하고 있다.  일회용 장갑을 끼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자리에 앉기 전에  에탄올 스프레이를

뿌리는 사람도 있었다.   

문명이 발달해도 전염병은 창궐하고 백신도 없

 인간의  한계를 느꼈다.

밤 11시 20분에 출발한 비행기가 5시간을 날아

베트남 쿰란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인들의 입국을 1월부터 막아서 쿰란 공항은

더 한산하다.  공산 국가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입국 심사하는 직원이 군복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보는 눈초리가 더 매섭게 느껴진다.

공항 화장실에서 입고 온 두꺼운 겨울옷을 가방에

담고 반팔 옷으로 갈아입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숍에 가기 위해

승합차를 탔다.  문 스파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은 참겠는데

화장실이 밖에 있는 것은 고역이었다.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예약한 시간이 되어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전에 조선족이 운영하는 마사지숍에서 몇 번 받아본

기억을 떠올리며 비교를 했다.

시원하지가 않다.

배가 고파서 가까이에 있는 쌀 국숫집에서 쌀국수를

먹고 네일 숍에 들러 발뒤꿈치 각질을 제거하고

발톱에 치장하였다.  60년 만에 누리는 호사에 발이

어리둥절할 것 같다.

승합차를 타고 예약해둔 인티컨티넨탈 호텔에 왔다

냐짱 바다가 보이는 오성급 호텔에 오니까 불안한

 맘은 가시고 설레는 여행자가 된다.

난 부르주아다.

조식이 잘 나온다고 소문이 나서 아빠 엄마를 위해

호텔을 정했다는 딸의 말에  "딸아 고맙다" 말을

하며 객실 내부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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