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by 어수정


귀가.jpg <귀가>, 수채, 어수정 作, 2019.11.19




색깔 배합이 여전히 어렵다.

처음에 색을 칠하였는데,

다시 칠을 하니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고

얼룩이 진 것처럼 흘러내린다.

선생님은 처음에 칠한 색이 다 마른 후에

다시 칠하라고 하신다.

물감이 마를 동안 잠시 기다려야 하는데,

마음이 급한 나는 마르기 전에 그냥 다시 칠하다 보니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물감이 마를 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까?

한 생명의 탄생을 위한 열 달의 기다림...

한 생명이 태어나 걷기까지의 기다림...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다림...


연인과 만날 때의 기다림은

기대감, 설렘, 희망의 마음일 것이다.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는 아내의 마음은

설렘, 행복감일 것이다.

그러나 기약 없는 기다림은

불안, 아픔, 슬픔의 마음을 간직한 채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하지만 온갖 기다림의 시간은

인내(忍耐)의 시간, 인고(忍苦)의 시간이라 하겠다.


기다림의 마음은

우리에게 기쁨, 기대감, 설렘,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그리움, 슬픔, 아픔, 분노, 한(恨)을 주기도 한다.

어떤 것이든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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