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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Mar 07. 2024

아유보완!

'안녕하세요, 오래오래 사세요'라는 스리랑카 인사말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 이사, 설 그리고 여행 등으로 바쁘게 보낸 두 달이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차분하게 앉아 글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어 책상 앞에 앉지 못했고 브런치를 열어 볼 수가 없었다. 이제 조금의 정신적인 여유가 생겨 그동안의 일들을 조금씩 써 내려가 보려고 한다.


난데없는 스리랑카 여행기. 내 인생 마지막 외국여행이라 생각하고 어렵게 결정했다. 같이 가는 일행에게 민폐가 될까봐 많이 망설였지만, 주위에서 권유하여 큰 맘먹고 여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종교와 상관없이 여행마니아들이 즐겨코스라고 한다.

스리랑카 공항을 나가며

스리랑카는 한마디로 원시림 속의 나라다. 다양한 숲길 여행, 사방이 숲 속 체험, 보이는 곳은 온통 초록색으로 피곤함을 덜 느낀 여행이었다. 이틀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었던 숙소는 HERITANCE KANDALAMA 호텔. 세계적 건축가 Jeffri Bawa가 설계한 '죽기 전 가봐야 할 건축물 100선'에 포함되어 있는 에코호텔이다. 정말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한 호텔은 이름에 걸맞게 자연과 잘 어우러진 곳이었다. KANDALAMA 호텔은 담불라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칸달라마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건축가가 이 호텔을 설계할 때부터 최대한 자연과 융화되는 것을 고려했다고 한다. 


호텔로 들어가면서 우리를 제일 먼저 환영해 준 것은 코끼리. 저녁에 마실 나온 코끼리 한 마리로 운전기사는 시동을 끄고 가이드는 사진 찍지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우리는 무서워 숨죽이며 있었는데, 코끼리는 유유히 우리쪽으로 와서 코로 창문을 툭툭 치고 자기 갈 곳으로 갔다. 다음 날 아침에는 물가에서 물장난 치는 코끼리를 보며 우리는 환호했다. 어제의 그 코끼리라고 생각하면서... 가이드는 야생 코끼리는 부와 행운의 신, 가네샤신이라고 한다.


호텔 안에는 원래 있던 바위를 건드리지 않고 건물을 지었으며, 호텔 주변은 온통 숲과 물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호텔답게 야생 원숭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짓궂은 원숭이들로 인해 문단속을 잘 해야 한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아침 일찍 호텔 주변에서 만난 원숭이들의 모습도 생소하고 반가웠다. 

호텔 안에 바위를 놔두고 건물을 지음
호텔방의 문은 전부 나무로 만듦
원숭이들의 아침 산책

이 호텔에 있으면 건축물 위로 가득 덮인 초목으로 인해 자연과 완전히 동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곳은 고급환경 호텔이며, 자연친화적이고 늘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침 일찍 내가 이런 자연 환경을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고 마치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하고 가슴이 먹먹하고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고 표현할 수도 없는 그런 마음 상태였다.  감동, 감격... 그 이상의 감정들...

호텔에서 찍은 신비로운 구름 모습
호텔에서 찍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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