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더웠던 여름, 그 여름도 추분이 지나고 아침에는 선선한 공기를 내뿜으며 가을로 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도 아래로 내려간 아침 기온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며, 더 이상 20도 위로 올라오지 않았을 때 처음 시작된 날부터 가을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이다가 그 다음날 20도 위로 올라가면 가을이 아니란다. 그래서 기상청에서는 아직은 가을이 아니란다. 하지만 어제 오늘 우리는 체감상 가을이라고 느낀다. 아침은 선선하고 낮에는 따가운 햇볕이 내려쬐는 요즘 가을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나는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흔히 환절기라고 하면서 아침에 조금 춥다고 느낄 때 코끝이 '콕' 하면서 시큰할 때가 있는데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려고 하는 때이다. 얼른 약을 먹어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코가 간질간질 하다가 재채기가 나오면 영락없는 비염이다. 한 번 재채기가 시작되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서너 번 재채기를 하고 나면 허리도 아프고 눈물 콧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이틀 전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다가 코에 찬바람이 스치는데, 왼쪽 콧구멍이 시큰하면서 신호를 보내 깜짝 놀라 얼른 약을 먹고 코를 따뜻하게 했다. 그냥 지나치면 며칠을 고생해야 하고 그때는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할 때 3월과 9월이 되면 연례적으로 항상 감기와 함께 비염이 나타나 고생을 했었다.
1학기 3월과 2학기 9월에 학급 환경 조성에 신경을 쓰다보니 먼지로 인해 감기를 달고 다녔는데 비염 증상이 함께 온 것이다. 특히 3월에는 꽃가루가 날리면서 나에게는 더 큰 고통을 주었다. 한달 내내 코감기를 달고 다녀야 했다. 수업을 하려고 한 학급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먼지가 많으면 나는 영락없이 재채기를 했다.
내가 괴로워하면서 너희 반에 먼지가 많아 선생님이 비염 증세가 나타났다고 하면서,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자주 환기를 시키라고 하면 미안한 표정으로 창문을 여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선생님이 힘드시니까 수업을 하지 말고 자습을 하자는 짓궂은 아이들도 있었다.
퇴직 후에는 공기 좋은 곳에서 지내다 보니 환절기가 되어도 비염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도 항상 3월과 9월이 되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면서 조심하고 있다. 잠깐 소홀하다 보면 감기에 걸리게 되는데, 감기에 걸리면 비염 증세가 도져서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계속 흘러서 코가 다 헐기도 한다. 오랜 기간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다 보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데도 친구와 전화로 이야기할 때 감기 걸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감기에 걸리는 것도 기초 체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다. 평상시에 꾸준히 체력을 기르도록 해야겠다.
꾸준한 운동과 적당한 음식 조절이 중요한데, '꾸준한'과 '적당한'이 잘 되지 않아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