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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Sep 30. 2021

여일수(如一水)

<1> 퇴직 교사들 모임의 이름입니다

여일수(如一水)의 뜻은 한결같이 흐르는 물이다. 물의 속성이 멈춤이 없고, 항상 아래로 흘러 가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더 큰 세계, 바다로 흘러 가듯이 여일수라는 이름의 우리 모임도 변하지 말고 계속 만남을 유지하며 새로운 것을 찾자는 의미이다.


모임 초창기에는 영화도 보고 화담숲, 구봉도 해솔길, 단양 잔도(단양 느림보길), 해이리 마을에서 카메라타 황인용 음악 감상실, 무박으로 사량도에 가서 지리망산(398m) 등정, 파로호 전망대, 인제 자작나무 숲길, 북한산 둘레길 등 그 외에도 많은 곳을 다녔다.


그 다음에는 박물관 순례를 하기로 했다. 이대 박물관에서 본 조선 백자 '달항아리', 대한민국 역사 탐방의 일환으로 과천 추사 박물관을 탐방하여 '세한도(歲寒圖)',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에 감탄하며 추사 김정희를 생각하기도 했다. 결국에는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박물관 특설 강좌'를 신청하여 교육을 받기도 했다. 2016년 국립 중앙 박물관회에서 진행하는 40기 박물관 사회교육 특설 연구 강좌에서 '한국 고대사'를 시작으로 전반기에 19주 강의를 듣고, 후반기에는 '중국 불교 조각'을 시작으로 12주 강의를 들었다. 역사 공부는 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들은 것이 전부인 나에게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의 강좌는 역사의 전반적인 내용과 흐름을 깊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이 강좌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5차례 답사이다. 답사 가는 날은 고등학교 때 수학 여행 가는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신이 나고 즐거웠다.


1차 답사는 공주 지역으로, 국립 공주 박물관, 공산성(公山城), 마곡사(麻谷寺) 등

2차 답사는 부여 지역으로, 국립 부여 박물관, 정림사지(定林寺址), 궁남지, 능산리 고분군 등

3차 답사는 익산 지역으로, 미륵사지(彌勒寺址) 및 유물 전시관, 동고도리 석불, 왕궁리 유적 등

4차 답사는 여주 지역으로, 신륵사(神勒寺), 고달사지(高達寺址), 영릉(英陵) 등

5차 답사는 강화 지역으로, 전등사(傳燈寺), 고려 궁지(高麗宮址), 강화 성당(江華聖堂) 등


<박물관 특설 강좌 답사용 참고 자료>


그 당시 백제 지역 탐방이 생소했지만, 해설사가 옆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어 더 뜻깊은 답사였다. 특히 국립 부여 박물관의 '백제 금동 대향로'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우리 선조들의 섬세함과 그 곳에 담긴 큰 뜻은 보는 내내 나의 마음에 묵직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교육 받는 1년이 나에게는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단지 1학기 종강시 수강 노트 제출, 2학기에는 레포트 제출이 있긴 했지만 시험을 안 보니 스트레스가 없고, 깊게 알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되었고, 다른 나라의 역사와 비교하면서 우리 역사의 아픔과 위대함을 알게 된 뿌듯한 한 해였다.

 

<박물관 특설 강좌 수강 노트 -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 했다고 상까지 받은 나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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