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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Apr 17. 2022

코로나19가 나에게도 왔다

오랫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확진되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10인 모임, 자정까지 연장하며 이제는 엔데믹(endemic)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올해 안에 감기와 같은 엔데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반면, 한쪽에서는 몇 년동안 국제적인 전염병으로 위세를 떨칠 것이라고 한다. 각 나라에서는 코로나를 이제 계절성 독감과 같은 풍토병으로 간주하려고 할 때 WHO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거세고,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위험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엔데믹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3차까지 맞고 활동도 많이 하지 않고 동네 한 바퀴 돌거나 가끔 친구들 만나거나 매사에 조심하며 생활했는데, 며칠 다른 일없이 집에 있다가 4월 초에 남편이 예약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한 후에 코로나에 걸린 것 같았다. 남편이 목이 아프고 미열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다음 날 동네 의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더니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듣고 '어쩌나''왜 지금?'하면서 나는 부리나케 먹을 것을 준비하려고 시장에 갔다. 병 치료하러 간 병원에서 병을 옮겨 오다니 참...  오후에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는데 남편은 확진자로 자가격리 7일, 그동안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기(격리 위반시 형사 처벌 가능), 화장실/물건 등은 동거인과 따로 사용하고 자주 소독하기. 확진자의 동거인은 재택치료자의 검사일로부터 10일간 수동감시를 권고, 3일 이내에 PCR검사가 가능하고 이후 검사가 필요할 때는 의원을 방문하여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출근 등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가급적 외출을 최소화하고 KF94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했다. 나는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밥도 따로 먹고 잠도 따로 자고 잘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잤다. 나름대로 철저히 거리두기를 했다. 그러나 이틀 뒤에 목이 많이 아파서 동네 의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더니 역시 양성. 나도 7일 자가격리. 이렇게 된 이상 누구를 원망하랴, 아주 심각할 때 걸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약 먹고 7일이 지나고 낫기를 바라는 수밖에. 그리고 또 하나 걱정은 후유증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먹고 있는 나는 중증 치료자로 분류되어 매일 하루에 2번씩 담당 의료 병원에서 전화로 상담을 했다. 숨이 차고 증세가 심해지면 119에 전화해서 자기네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얘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뉴스에서 보는 중증환자들의 모습, 병실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환자, 의사의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은 환자 등. 나도 그 중의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서늘했다. 다행히 하루 정도는 많이 아팠는데 그 후로는 좀 나은것 같았다. 독감을 조금 심하게 앓은 것 같다. 열도 없고 기침도 없으며 목만 아프고 목소리가 잠긴 정도였다. 마지막날 간호사가 외출은 가능하지만 3일 정도는 사람이 많은 곳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서 그나마 가볍게 지나간 것에 다시 감사함을 느꼈다. 며칠 지난 후에 남편과 나는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자가격리로 집에서 약 먹고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몸이 많이 가렵다. 두드러기처럼, 발진처럼 울긋불긋하면서 가렵다. 가려워 긁다보면 아프고 벌겋게 자국이 남는다.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다. 가려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엘리어트(Eliot)는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2022년 4월이 가장 우울한 달로 기억될 것이다.


<여름 냇가>, 수채, 어수정 作, 2022. 3.4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내일부터 실내외에서 마스크는 그대로 착용하고, 그 외 모든 것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병1급에서 2급으로 낮추고 5월에는 확진자 격리 의무도 없앤다고 한다. 완전 종식되지는 않겠지만, 이제 다시 일상회복을 조심스럽게 시도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하면서 정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개인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수밖에 없다. 예방접종, 마스크 착용, 손씻기, 환기 및 소독, 사적 모임과 시간 최소화, 신속검사와 고위험군과의 접촉 최소화. 이런 것들을 생활화해야겠다. 하지만 우리는 개인 방역을 지키면서 생활했는데도 걸려서 지금 많이 걱정이 된다.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러니 아프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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