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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May 07. 2022

추억의 은행나무

서울공예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에 가다

5월 첫째 일요일 서울공예박물관에 갔다. 아들내외가 그곳 어린이박물관에서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여 손주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공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고자 서울시가 건립한 최초의 공예 전문 박물관이다. 그런데 그 장소는 나에게는 무척 감회가 깊은 장소다. 내 모교 자리인 것이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나의 희로애락이 묻어 있는 곳. 특히 우리 학교의 명물인 은행나무.

학교터가 서울공예박물관으로 바뀌면서 은행나무는 그대로 그 자리에 남겨 두었다. 건물도 그대로 있고 내부만 바뀌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은행나무를 보면서 나는 1968년에 졸업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갔다. 


은행나무



그 시절 봤던 은행나무는 무척 컸는데, 지금 보니 큰 건물 속에 있어서 그런지 작게 느껴졌다.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은행나무 주위에 모여 이야기하던 우리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고 3때 은행잎을 주워 말린 후 사진 앨범 속에 끼워 넣었던 기억도 난다. 그 앨범이 어디 있을텐데... 찾아봐야겠다.

그때 그 시절, 고등학교때는 교복 깃에 풀을 먹여 빳빳하게 다림질하고, 머리는 귀밑 1cm이어야 하고, 방과 후에는 빵집에도 가지 못했다. 갔다가 걸리면 반성문 쓰고 벌을 받는다. 그런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선생님에 대한 존중은 대단했다. 선생님은 그림자도 밟으면 안되는 스승이었다. 요즘 학생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때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선생님의 말씀이 법이었다.


이렇게 감상에 젖어 있을 때 손주들이 달려와 나에게 안긴다. 여기가 할머니가 다니던 학교라고 말해 주었다. 손주들이 놀라며 신기하다고 했다. 어린이박물관 2층에서는 여러 모양의 나무와 망치, 못, 본드를 이용하여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곳이다. 커다란 안경을 쓰고 면 장갑을 끼고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열심히 만드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했다. 3층에서는 헝겊을 이용하여 옷을 만들기도 하고 실을 활용하여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선생님이 주위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아이들은 진지하게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인내심과 창의력을 키우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기회가 되면 자주 오고 싶은 곳이다.


서울공예박물관 - 어린이박물관


중학교 본관 건물 내부가 어떻게 변했고 어떤 공예 작품이 있을까? 그 옆 과학관 내부의 모습은?  은행나무를 지나 뒷편 고등학교 건물 내부는 어떻게 변했으며 어떤 작품을 배치했을까? 모든 것이 궁금하다. 빠른 시간에 서울공예박물관에 다시 와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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