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노래 '봉우리'
1984년에 김민기가 작사/작곡하고,
양희은이 1985년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노래가 있다.
이후에 김민기는 1993년도 본인의 솔로 전집 1~4집을 발표할 때
이 곡의 제목을 '봉우리'로 줄여 수록했다.
1984년 LA올림픽 때 메달을 따지 못해서 일찍 귀국한 선수들을 위한
MBC의 다큐멘터리 주제곡으로 김민기가 작사, 작곡했다고 한다.
김민기의 노래는 대중성과 운동성을 동시에 갖춘 음악으로 평가받는다.
지식인적인 자의식이 사회 비판적인 가사를 통해서 나타났을 뿐이지,
투사적인 치열함은 그렇게 크지 않다.
그 당시의 김민기 노래의 큰 가치는 멜로디의 서정성과
우리말 가사의 아름다움에 심혈을 기울인 듯하다.
김민기의 노래 '봉우리'를 듣고 많이 놀랐다.
낮은 목소리로 시를 읊는 듯 천천히 읊조리는 내레이션이 참으로 인상적이었고,
중간중간의 노래에서 삶의 힘듦이 느껴져 가슴이 아프고 뭉클했다.
잔잔하면서도 중후한 멜로디도 아름다우며,
삶의 슬픔이 묻어나고 아픔이 서려있으나
그것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려는 듯한 중후한 목소리에서
나름의 인생의 깊이를 느끼게 해 주었고, 많은 울림을 주는 노래였다.
노래의 내용을 요약하면
"우리가 오르고자 하는 봉우리는 높고 뾰족한 봉우리인데,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는 거야.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하지만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 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는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친구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그래 친구야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우리 모두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의 봉우리로 오르기 위해,
최고의 결론을 얻기 위해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인생에서의 고단함, 두려움은 참고 부단히 노력하며 애를 쓰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우리의 인생에서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이어지는 것이 삶이니 조금은 내려놓고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도 있으니
너무 애쓰고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는 것 같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있는
바다를 생각하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일까?
과연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어디이고, 어떤 봉우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