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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Aug 12. 2023

미니멀라이프를 꿈꾸며

<기다림>, 유화, 어수정 作, 2023.8.11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환경에 따른 의식주 생활 모습은 많은 변화를 이루고 있는데,

나는 의식주 중 주(住)에 관심이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또 하나의 식구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자라고 그 곳에 이야기와 시간을 담는다. 

나의 인생도, 가족도, 추억도 담기는 곳이다.


이제까지 내가 거쳐 온 집은 대여섯 곳.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 그리고 아파트.

결혼 후 두 아이들 성장할 때까지는 주택에서 지냈다.

마당이 있어 아이들이 나름의 추억을 지닌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나의 희망, 기쁨, 환희, 달콤함, 편안함, 슬픔, 아쉬움, 분노, 속상함 등

 묵묵히 나의, 우리 가족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품어주었던 곳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살아가야 할 나의 집은 어떻게 꾸며야 할까?

나의 머릿속은 온통 미니멀라이프로 살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젊었을 때는 대가족으로 살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생활취향에 맞추어 살았다. 

그러다 보니 오래된 물건들이 많이 있다.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들도 있지만, 가끔 대청소를 하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데도

집은 여전히 버려야 할 것들로 가득했다.

쌓여있는 물건 중에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았거나

몇 년 전에 사놓고 몇 번 사용하고 넣어두어 먼지가 쌓여있는 것들도 있다.

아이들이 독립하면서 놓고 간 물건들도 그대로 있다.

  그런 것을 보면 머리가 복잡하고 정신이 산만해져 일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정리해야 할 물건 중 제일 많은 것은 남편이 읽었던, 

또 내 손때가 묻어 있는 책이 대부분이다.

꼭 필요한 책은 남겨두고 나머지는 선별하여 버리거나 

중고서점에 보내거나 해야 하는데, 과연 과감히 선별할 수 있을까?


미니멀라이프(minimal life).

사전적 의미는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 등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을 이르는 말이다.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과 일을 줄여 절제를 하며

최소한의 물건만으로도 행복과 만족을 얻는 삶의 방식이다.


나도 노년을 그렇게 살고 싶다.

무소유(無所有)와 안분지족(安分知足)을 하면서...

공간적으로는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신적으로는 보이는 시야가 넓어 시원하고 맑아지는 느낌으로...

또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비워야 다시 채워지듯이 꼭 필요한 물건만을 갖고 생활을 단순하게 하면

  나중에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면서 오히려 삶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집이라는 건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사람이 들어와 살면서 자기 방식 대로 가꾸고

자기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 없이는 완성될 수가 없다.

그곳에서 가장 나답게 꾸민 집은 나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하겠다

깔끔하게 치워도 시간이 지나면 또 물건들이 쌓이고 먼지도 생길 것이다.

또 나의 머릿속에도 켜켜이 인생의 먼지가 쌓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끊임없이 미니멀라이프로 살아가려고 한다.

미니멀라이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비우고 또 비우고 해야 한다.

매일 움직이면서 조금씩 비우면 우리 나이에 운동도 되고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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