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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Jul 21. 2023

한반도가 간직해 온 비밀스러운 자연

DMZ생태평화공원

며칠 전, 버스투어로 철원을 다녀왔다. 바로 DMZ생태평화공원(DMZ ECO PEACE PARK). 비옥한 땅이면서 희생의 땅이라고 하는 철원에 도착하여 먼저 방문자 센터에 들어가 영상을 감상했다.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에 있는 DMZ생태평화공원은 환경부, 국방부와 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고 전쟁, 평화, 생태가 공존하는 DMZ(비무장 지대)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의미에서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2015년 3월에 조성되었으며, 전쟁으로 파괴된 자연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생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곳이다. 2개의 노선을 따라 탐방코스가 조성되었으며, 1코스는 십자탑 탐방로, 2코스는 용양보 탐방로로 구성 되었는데, 우리는 2코스를 탐방하였다.


2코스 용양보 탐방로는 6.25전쟁 때 피의 능선 전투 등 치열했던 격전지와 금강산 관광철도 등 전쟁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며, DMZ 통제구역 내에 위치하여 국내에서도 찾아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호수형 습지의 자연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DMZ 내 유일한 습지 보호 지역으로 서식처의 온전성, 자연성 등이 우수하여 2020년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다시 차를 타고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지날 때 약간 긴장을 했다. 남방 한계선 2Km 이내 민간인에게 전혀 개방되지 않았던 원시 생태계가 민간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탐방 코스로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번에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안내자와 함께 설명을 들으면서 걸어 가는데, 오른쪽에는 철책에 '지뢰'라고 표시가 된 곳이 죽 이어져 있었다. 마음대로 걸을 수 없고 사진도 함부로 찍으면 안 된다고 한다. 안내자와 함께 걸어야 하고 사진도 찍으라고 하는 곳에서만 찍어야 한다. 용양늪 한 바퀴를 돌며 금강산으로 가는 철도를 지나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암정교를 지나고 용양보 통문을 지나는 중에 보이는 모습은 전쟁이 나기 전 인구도 많고 번화한 거리였다는 안내자의 말이 상상이 되지 않는 조용한 곳이었다. 또 용양보 출렁다리는 폭격을 맞은 그대로 있어 전쟁의 참혹함과 함께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금강산으로 가는 철길도 지금은 철길만 남은, 하지만 주위 경치는 너무 멋진, 낭만적이면서도 아픔을 느끼게 하는 장소였다. 그 당시 금강산을 가려면 서울에서 포천을 지나 반드시 철원을 거쳐서 가야 했다. 그만큼 철원은 중심도시이며 역동적인 도시였다고 한다.또 하나, 금강산 철길로 가는 도중에 있는 큰 기둥 아래에는 이곳이 북한 땅임을 알리는 표시가, 그 기둥 위로는 이곳이 남한 땅임을 알리는 표시가 새겨져 있다. 한 지역이 한 번은 북한 땅, 한 번은 남한 땅.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은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 당시를 생각하면 육체적 고통은 물론 백성들의 심리적 아픔이 어떠했을지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절대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나도 6.25 때는 2살이라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고 부모님 고생만 시켰다고 생각하는데, 전후세대들은 더더욱 전쟁의 참상을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전쟁은 이기거나 지거나 둘 다 막심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절대로 안 된다.


용양보 출렁다리
금강산 철길
북한 땅임을 알리는 표시
남한 땅임을 알리는 표시
김화읍 금강산선 지도


철원군을 대표하는 새(郡鳥)가 두루미일 만큼 두루미(단정학)의 지상낙원이다. 이곳은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두루미, 재두루미, 겨울이면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로 가마우지, 청둥오리, 쇠기러기와 같은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두루미는 가족끼리 생활하는 새로, 두 마리가 함께 있으면 부부, 세 마리가 있으면 부부와 자식, 부부 중 하나가 죽으면 그 자리를 잘 떠나지 않고 애통해 하며 가족애가 뛰어나다는 안내자의 말을 듣고 우리 인간도 동식물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느꼈다. 


서울로 오는 길에 농촌 체험 마을 관광코스의 하나로 '행복한 이야기가 있는 철원 무네미 마을'에 들러 무네미고전민속관을 구경하고, 와수시장과 화강달빛공원(MOON LIGHT PARK)도 들렀다. 또 블루베리농원에 들러 70평생 처음으로 블루베리 열매를 따는 체험도 해 봤다. 


가기 어려운 철원 용양늪을 관광하면서 철원은 앞으로 희망의 땅이며, DMZ생태평화공원은 천혜의 자연을 품고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자연생태의 공원임을 알게 되었고, 이곳은 우리가 계속 보전해야 할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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