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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Aug 12. 2023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제주도 여행 중에 작은 서점에 들렀다. '책방 小里小文'에서는 손주들을 위한 책을,  '동경책방'에서는 딸도, 나도 제주도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책을 구입했다. 책의 제목이 눈에 띄어 사게 되었다. 제목은 <모든 삶은 흐른다> 작가는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인 로랑스 드빌레르. 작가는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왔으며,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추천사 중에 내 마음을 흔든 부분은 "이 책을 읽으며 삶은 등산보다 항해에 가깝다는 걸 깨달았다. 산을 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질 순 있지만, 산이 스스로 너울거리며 나를 흔들지는 않는. 그러나 바다는 다르다. 바다는 파도를 억지로 막거나 바꾸려하지 않는다. ~~~ 삶은 내 의지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흘러가며 살아지는 것이다." "산은 스스로 너울거리며 나를 흔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다는 다르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하며 웃었다.


책방 小里小文
동경책방
책과 커피

나는 평소에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고, 우리는 산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고 생각해 온 사람이다. 산을 올라갈 때 힘들어도 참고 올라가면서 나를 돌아보고 정상에 올라 갔을 때 희열을 맛보며 내려갈 때가 더 어렵고 조심해야함을 알면서 인생도 이와 같다고 생각했다. 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며 안정감을 주고 어떤 무엇도 다 받아주는 포용력이 있어서 좋아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바다는, 특히 깊은 바다는 무서움을 드러내는 존재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작가는 모든 삶은 바다처럼 끊임없이 흐른다고 하였다. 바다가 지니고 있는 장점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끊임없이 용기와 도전 정신을 불어 넣어주는 바다를 좋아하라고 한다. 제주도의 바다를 보면서 탁 트인 해변의 모습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면서 내 뇌리에 있는 바다의 무서움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는 바다는 시원하고 낭만적이지만, 거친 파도가 치고 태풍이 올라와 피해를 주는 바다는 무서움 그 자체다. 


*바다에게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듯이 우리의 삶도 상승과 하강의 연속이다. 소란스러운 우리의 삶의 모습은 넘실거리며 소용돌이치는 바다의 모습과 똑같다.(p35)

*파도처럼 인생에도 게으름과 탄생, 상실과 풍요, 회의와 확신이 나름의 속도로 온다.(p50)

*인생은 멀리 바라보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상상력을 마음껏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p71)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건 바꾸려 하지 않고, 다가오는 것 그대로 받아들인다.(p138)


*살아오면서 시행착오를 거친 과거의 순간을 앞으로 나아가는 길로 만들자. 그러면 과거의 일은 내 인생의 오점이 아니라 한 페이지가 된다. 인생에서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과거에 후회가 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지나쳐 온 여정이다.(p164)

*바다는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바다를 보며 굴곡있는 인생이 무조건 나쁘지 않다는 걸 배운다. 바다에게 거친 파도와 잔잔한 물결이 일상이고 필요한 것처럼 삶도 그러하다.(p166)

*삶이란 바다처럼 다양한 색을 띤다. 어느 날은 눈부신 푸른색이었다가 또 다른 날은 짙은 회색이다. 바다의 빛이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처럼 산다는 것도 그러하다.(p226)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그렇게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태풍 제 6호 '카눈'이 우리나라를 수직 관통하고 강한 비와 바람을 품고 올라와 전국이 위기 경계 경보를 발령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기록적인 비를 뿌리고 많은 피해를 준 태풍. 그러나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잔잔해졌지만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해마다 태풍이 올라와 바다가 거센 파도를 치고 무서운 바람을 일으키는데 우리는 항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역시 모든 삶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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