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가 주는 시그널
사실 좋은 회사를 찾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 ‘좋은 회사'라는 명제는 개인의 가치나 성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를 찾는다 하더라도 내가 속할 팀, 부서와 내가 맞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같이 일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좋은 회사가 주는 시그널과 나와 맞지 않는 회사가 주는 시그널들을 종합하여 확인하면 회사를 가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를 찾기 전에 내가 무슨 일을 할지 정해야 한다. 개발자가 서식하는 생태계는 매우 다양하다. 웹, 앱, 게임, 윈도우 클라이언트, 임베디드 등등. 회사를 찾기 전에 무슨 일을 할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무슨 일을 할지 결정했다면 일과 맞는 회사를 찾아보자.
어디서 일을 하는지 도 중요하겠지만, 무슨 일을 할지도 중요하다. 일의 종류는 커리어 패스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하려는 일을 찾고 가고 싶은 회사를 찾았다면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넣을지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연봉, 인지도, 지역, 야근 유무, 성장 가능성 등등.
이외에도 회사를 고르는 방법은 많을 것이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세 번의 취직을 하면서 정리한 내용 공유한다.
(경험에 기반한 자료라 객관적 사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회사가 자사 서비스를 하는가?
회사의 대표 서비스가 회사의 활로를 결정하고 있다면 구성원들은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고 나아간다. 개개인이 서비스를 바라보는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고민한다. 공통된 방향성은 회사에 속한 개인이 뭉치게 되는 주된 역할을 한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회사의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오프라인 업무가 주인 회사에서 홀로 개발을 한다면 고되고 보람찰 순 있겠지만 회사에 관심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혹은 다른 회사의 일을 한다거나.)
개발자로서 커리어에 맞는 일인가?
커리어 패스는 내가 걸어온 발자취들이 모여서 생긴다. 공통분모가 없는 일을 하는 것도 매력적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도메인의 지식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게 커리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개발자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일인가?
회사가 하고 있는 업의 종류가 개발과 크게 관련이 없어서 개발자의 입지가 좁은 경우도 있다. 개발자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는 회사의 경우 프로젝트의 일정조차 제대로 협의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 있다.
구루(Guru)의 여부
회사에 기술 리더, 구루 등 테크니컬 롤 모델이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구루들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다. 그들이 받고 있는 평가와 지위는 성장한 미래의 나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도 있다.
(구루; 산크리스트어로 선생님, 지도자, 전문가 혹은 master. 매우 뛰어난 개발자를 칭할때 '구루급 개발자' 라고 한다.)
회사는 객관적으로 좋지만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분위기, 문화, 같이 일하는 사람 등등.
항상 구인을 하는 회사는 조심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좋은 인재는 환영이다. 같은 포지션을 항상 구인하고 있는 회사는 셋 중 하나다.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 사람이 필요하거나, 일 할 사람이 진짜로 없거나, 일이 매우 많거나.
직원들의 표정이 어두운 회사는 조심하자
면접을 갈 때 빠르게 살펴보자. 표정이 어두운 직원들이 많은가? 면접관의 표정이 어둡지 않은가? 전날 과음으로 어두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면접을 제대로 보지 않는 회사
면접을 제대로 보지 않는 회사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뽑힐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회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매우 유능하여 면접에 통과했겠지만, 면접의 그물망이 너무 엉성하다면 잘못된 인재들이 당신 옆에 자리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회사
야근이 매우 많은데 야근수당이 없거나, 연봉이 비슷한 개발자들과 현격하게 차이가 나거나, 입사 전 제시했던 연봉과 계약서 상의 연봉이 다르거나, 급여 기일이 늦어진다거나. 이런 회사는 당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회사다.
명확한 역할 구분이 없는 회사
개발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개발을 시키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디자인을 시키거나, 회계를 맡기는 일은 일반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당신이 가서 해야 할 일이 개발도 하면서 디자인도 하면서 회계까지 봐야 한다면, 효율도 나오지 않을뿐더러 당신의 정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
모호해진 정체는 장기적으로 도움되지 않는다.
평균 근속 기간이 짧은 회사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존재 하지만, 평균 근속연수가 짧은 회사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를 짧게 만드는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지인을 활용하거나, 검색을 통해 회사의 분위기나 지원하려는 팀의 분위기를 최대한 찾아봐야 한다.
출퇴근 거리가 먼 회사
출퇴근 시간은 매일 소모되는 시간이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읽거나, 취미생활을 할 수 있으나 짧은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남은 시간을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야근하는데 저녁밥도 안주는 회사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야근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 야근을 시키면 최소한 밥은 먹여줘야지... 과거에 야근시키고 밥도 안주는 회사에 다녔었는데 많이 억울했다.
회사를 고르는 일은 연애 상대를 물색하는 일과 비슷하다. 혼자가 싫다고 아무나 사귈 수 없는 노릇이다. (나 좋다는 사람은 내가 맘에 안 들고, 내가 좋다는 애들은 나를 안 좋아한다. 간혹 천생연분도 있다.)
회사를 고를 때는 조급해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다각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취직을 한다면 짧아도 몇 개월 이상, 몇 년 동안 함께 해야 할 직장을 가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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