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왕.1

D+539

by 김재즈

매일 하나씩 부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후.

영어 숙제를 하기 위해 와이파이님의 컴퓨터를 빌렸다. 숙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압축을 푼다. 더블클릭하여 인스톨. 인스톨이 완료되고 확인 버튼을 누른다. 동작하지 않는다. CPU를 많이 소모한 나머지 아직 로드가 높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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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시간이 지나도 확인 버튼이 클릭되지 않는다. 키보드도 눌리지 않는다. 설치 프로그램이 이상한 걸까. 소프트 리스타트를 위해 전원을 내렸다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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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바이오스로 들어가 보니, 하드 드라이브가 인식되지 않는다. ssd의 사망을 처음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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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컴퓨터였으면 그러려니 했을 것 같다. 와이파이님 컴퓨터라 멘탈이 가출해버렸다.

컴퓨터 안에 담긴 많은 자료들, 아직 백업하지 못한 무언가들. 한순간에 사라졌다.

너무 미안해서 발동동하는데 백업해놨다고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미안하다.


사실 늘 미안한데, 오늘은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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