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 손목 위의 별
중간고사가 끝나고 자리가 바뀌었을 때, 나는 반에서 가장 뒷자리를 배정받았었다. 옆에는 형동이라는 키가 훤칠하고 쾌활한 남자아이가 앉았고, 그는 반갑다며 손을 붙잡고 악수했고 나는 참 큰 손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 앞자리에는 은정이라는 눈부시게 예쁜 소녀가 앉아 있었다. 은정이는 뒤를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형동이는 원래부터 은정이하고 알던 사이인지 으르렁거리며 은정이를 불러댔다. 우리는 어색하게 인사하며 고등학교 2학년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시작할 수 있었다.
외국어 고등학교인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때부터 ‘외국어 특기자’라는 제도를 신청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언어 수학 외국어를 다 공부해야 하는 수능과는 달리 영어 성적을 통해서 대학에 가는 제도였다. 한 가지만 깊이 있게 공부하면 되기에 외국에 살다온 아이들이나 수학에 대한 재능이 참담할 정도인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그 입시제도를 선택하곤 했다. 나는 외국어 특기자 제도를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등록이 되어 있는 몇 안 되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유달리 외국어에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그건 아마도 선생님들이 내게 수학을 가르치는 것을 돌에 경문을 새기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일로 여겼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학생 한 명이라도 더 좋은 대학에 보내서 전국 서열을 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던 학교였기 때문에 그 조치를 이해할 수는 있었다. 나 말고도 그런 아이들이 많았던 것인지 특기자 반에는 나처럼 특이한 아이들과 정말로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후라이드와 양념처럼 반반씩 섞여있었다. 열성적인 다른 아이들에 비해 나는 별로 영어공부에 관심이 없었기에 책상을 하나 차지하고 앉아 편지와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기자 반에서 공부하기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어느 아침이었다. 아침에 졸면서 등교했더니 형동이와 은정이는 자리에 앉아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형동이는 껄껄 웃으면서 자신이 무언가를 은정이 대신해주겠다고 하고 있었고, 은정이는 그걸 극구 사양해댔다.
“아니야. 진짜 괜찮다고. 내가 할게.”
“웃기지 마 너 말 안 걸 거잖아. 마침 찰스 저기 왔네. 내가 말해줄게 앉아 있어.”
“야 됐다고! 아 아니라고! 하지 마 진짜!”
형동이는 껄껄 웃으며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찰스 빨리 이리 와봐. 은정이가 할 말이 있대.”
은정이는 어느새 딴청을 피며 모른 척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기에 그래.”
“은정이가 길을 모른대. 영어특기자 반까지 에스코트 좀 해줘.”
은정이는 소리를 빽 질렀다.
“야! 내가 언제 그랬어!”
의아함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어보았다.
“영어 특기자반은 교무실 바로 옆이잖아. 거길 왜 데려다줘.”
“내 말이 그 말이기도 해. 하지만 문제가 있어. 그렇지 은정아?”
형동이는 웃으며 은정이를 놀려댔다.
“은정이 너 학교 얼마나 다녔지?”
“3년.”
“거짓말하지 마. 2학년밖에 안되었는데 무슨 3년을 다녀."
"그럼 2년."
"그래. 2년 다녔다고 치자. 근데 넌 3개월 다닌 사람 같아... 너 교무실 가는 길을 아니 혹시?”
은정이는 우물쭈물하다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럼 찰스가 데려다주는 게 좋겠지? 찰스는 학교를 2년이나 다녀서 길을 잘 알거든. 2년쯤 다녔으면 학교 길 알 때도 되었으니까 말야. 뭐, 분명히 2년이나 다녀도 길도 모르는 바보도 있겠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지. 찰스는 어차피 지금 내려가니까 같이 가면 될 거야. 아니면 내가 있다가 데려다 주리?”
“아냐 너 따윈 필요 없어 이 나쁜 놈아.”
은정이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말했다.
“안녕 찰스. 나는 은정이라고 해. 에스코트는 필요 없어. 대신 교무실에 가서 나도 특기자반에 가도 되는지 물어봐줘.”
형동이는 배를 잡고 웃어댔고,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 황당한 자기소개 앞에서 크게 당황했다. 그것이 은정이와의 첫 대화였다. 나도 자기소개부터 하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잠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형동이는 웃음이 조금 잦아들고 나서야 겨우 상황을 수습해주었다.
“얌마. 처음 얘기 나누는 사람한테 심부름이나 시키냐. 교무실 어디 있는지도 외울 겸 같이 갔다 와.”
형동이에게 떠밀려 은정이와 함께 복도에 어색하게 섰다. 은정이는 나를 흘끔 보곤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머리를 긁적이며 그 뒤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은정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같은 반이기는 했지만 가까운 자리에 앉은 것도 처음이었고 나도 은정이도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거는 성격은 아니었다. 다만 은정이에 대한 몇 가지 소문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을 뿐이다. 남자아이들은 예쁜 여자아이에 대해서 라면 순위를 매기기를 좋아했는데 은정이는 학교에서 손꼽히게 예쁘다고 남자아이들이 치켜세우던 2명의 여자아이 중 중 한 명이었다. 나는 옆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걷는 건지 알 수 없는 이 아이를 잠시 바라보았다. 오동통하게 내밀어진 도톰한 입술은 연한 체리빛이었고, 아침이라 졸려서 반쯤 감긴 눈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크고 영롱했다. 그 눈에는 순수하고 티 없는 맑음이 담겨 있었는지라 예쁘다는 칭찬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남자아이들이 이 완벽해 보이는 소녀에게 애달픈 짝사랑을 느꼈던 것인 모양이었다.
은정이는 외모만 빼어난 게 아니라 공부도 무척이나 잘했고 특히 영어는 학교에서 비교할만한 사람이 별로 없을 만큼 잘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다른 사람들을 만들 때는 약간 인색했던 신은 은정이를 빚을 때는 꽤나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우리 반에서도 많은 남자아이들이 은정이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호기심을 갖고 교무실로 가는 여정 내내 은정이를 찬찬히 지켜보았다. 그리곤 이 예쁜 아이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를 잘 알지 못하면서도 당당한 태도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학교생활 2년째에 교무실 위치를 모른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 혼란이 왔던 나는, 잠시 그 사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다가 방향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학교생활 내내 한 번도 와보지 못한 이상한 복도를 걷고 있었다.
은정이는 이상할 정도로 거대한 창고 문 앞에 서서 조금 당황한 빛을 내비쳤다.
“여기가 교무실은……. 아니겠지?”
그 말에 나는 참 재미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 완벽해 보이는 여자아이에게도 허술한 점이 있었다. 이상한 실수를 저질러놓고 황당한 말을 하면서도 은정이는 한없이 당돌했다. 은정이는 창고 문 앞을 빙빙 돌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나까지 정신없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결국 타이르듯이 은정이를 불렀다.
“은정아.”
흠칫 당황하며 뒤돌아보는 은정이의 모습은 며칠 전 어린 왕자 책에서 본 사막여우의 모습을 닮아있었다. ‘너는 누구고 여기는 어디냐’고 물어보는 듯한 그 빤한 눈빛에 나도 자기소개부터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고 말았다.
“어... 음... 그래. 안녕 은정아. 나는 수호라고 해. 애들은 찰스라고 불러. 그리고... 너 정말 길을 모르는구나.”
“응. 나는 길치야. 여기가 어딘지 알어?”
“아니. 미안. 나도 전혀 모르겠어. 여기가 어디니 대체.”
은정이는 도움이 안 되는데 왜 말을 건 거냐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 봐야 은정이를 쫓아온 죄 밖에 없었던 나는 여기가 어딘지 정말로 알 수가 없었다. 산꼭대기에 거대한 성채처럼 지어져 있는 우리 학교에는 곳곳에 쓰이지 않는 복도와 버려진 창고가 감추어져 있었다. 정신을 조금만 놓으면 졸업 직전의 3학년들도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은정이는 곧 무언가를 결심한 듯이 당당하게 창고 문을 열었다.
“햇빛의 각도를 봐선 이 창고를 통과하면 교무실 바로 밑층의 거울 뒤의 문으로 나올 수 있을 거야. 가보자!”
거울은커녕 교무실 바로 밑층이 어딘지조차 제대로 상상할 수 없던 나는 은정이의 판단에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은정이를 따라서 어두운 창고 속으로 들어갔다.
창고 안에는 그래도 곳곳에 손바닥만 한 창문들이 뚫려있어서 햇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밝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바로 앞에서 걷는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창고 사방팔방에는 오래된 서류함과 책걸상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고 그 틈새에서는 거미줄과 먼지가 자라나고 있는 것 같았다. 천장은 얼마나 높은지 잘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우리는 창고의 거대함에 잠시 놀라며 행여나 쌓아놓은 책걸상들이 무너질까 봐 그 사이를 조심조심 걸었다. 은정이는 작은 손을 바들바들 떨며 앞장을 섰다.
“찰스! 잘 쫓아오고 있지?”
은정이가 그 질문을 던졌을 때는 아직 창고 안을 채 스무 발자국도 걷지 않았을 때였다. 한숨을 쉬며 은정이의 손에 내 옷깃을 쥐어주었다. 은정이는 그 옷을 거의 찢어놓을 정도로 꽉 움켜쥐고 말았다.
우리는 학교의 지난 세월 사이를 걸었다. 몇몇 책상 위에는 오래된 졸업앨범들이 작은 언덕처럼 쌓여있었다. 잠시 멈추어 몇 개의 졸업앨범들을 뒤적여 보자 1989년이라는 오래된 글씨가 드러났다. 나와 은정이만큼이나 나이 먹은 그 앨범 속에서는 이제는 늙수그레한 아저씨들과 파마한 아주머니가 되어있을 학생들이 빛바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바깥세상과는 달리 이 창고 안에는 시간이 멈추어 있었던 것만 같았다. 그만큼 이곳에 어떤 과거의 망령이 머물러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은정이에게 그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자 은정이는 참으로 실감 나는 공포에 질린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토록 생생하게 ‘나는 겁을 먹었음’이라고 써놓은 듯한 표정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무심코 던진 말을 열심히 주워 담아 공포를 물러가게 한 뒤에야 우리는 발걸음을 다시 옮길 수 있었다.
넓디넓은 창고를 이십 분도 넘게 헤맨 뒤에야 은정이는 길을 잃었다는 무서운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이 이상한 아이는 한 치 머뭇거림도 없이 방금 전에 꺾었던 코너를 한 번 더 돌고 있고, 끝내 다 돌고 나서야 왠지 한 번 본 풍경 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멈춰 서서 그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렸다.
“찰스! 우리 아무래도 길을 잃은 것 같어!”
이십 분 전에 잃어버린 것 같다고 덧붙여주자 은정이는 해맑게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어두웠던 세상이 잠시 밝아졌다.
은정이의 웃음은 참 독특한 것이었다. 그 웃음에는 시간이 놀라 움찔거리게 만들고 두려움이 뒷걸음질 쳐서 도망가게 만드는 놀라운 힘이 담겨 있었다. 크고 맑은 눈은 반달이 되어서 이지러지며 고운 향기를 냈고, 보드라운 입술이 함지꽃처럼 예쁘게 벌어져서 새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살짝 드러냈다. 그 사이에서 방울꽃이 울리는 듯한 맑은 소리가 웃음이 되어 흘러나왔다. 코도 귀도 보드라운 뺨과 분홍빛 보조개도 몽글몽글하게 함께 웃는 그 모습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도 행복을 담아주는 찬란한 행복이었다. 나는 잠시 그건 참 햇살 같은 웃음이라는 생각을 했다. 잠시 어두웠던 창고가 환하게 밝아진 것 같았고 나는 아찔하고 멍해지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내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은정이는 먼지 쌓인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찰스 쉬었다가 가지 않을래. 다리 아퍼.”
오래된 뜀틀에 기대어 앉아서 우리는 어둡게 흐르는 시간을 감상했다. 조금은 먼지 냄새도 나고 추억의 향기도 섞여있는 세상 바깥과는 다른 그런 시간이었다. 함께 침묵으로 그 시간을 다독이자 조그마하고 예쁜 행복이 톡 하고 튀어나왔다. 어두운 창고의 미로 속에는 자그마하고 예쁜 삶의 조각들이 가득 담긴 판도라의 상자가 있는 듯했다. 우리가 오래된 발걸음으로 거미줄을 헤치고 상자를 우연히 걷어찼을 때 다른 조각들은 나방이 되어 날아갔지만 행복은 빛나는 유리알처럼 상자 밑바닥에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 유리알을 손바닥으로 굴리며 우리는 대화를 나누었다.
“찰스 나는 길치야.”
“응. 알 것 같아.”
“그래서 가끔 길을 잘 찾는 사람들이 부러워.”
“길을 잘 찾는 사람들은 네 외모와 능력과 인기를 부러워할걸.”
“왜? 성적이 좋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니잖어.”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 논리라면 길을 잘 찾는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도 역시 아닌걸.”
“아냐 찰스. 길을 잘 찾을 줄 알면 행복으로 가는 길도 찾을 수 있어.”
그 말을 하며 은정이는 손으로 현을 뜯듯 허공을 더듬었다. 마치 그곳에 행복으로 인도해주는 거미줄이라도 걸려있다는 듯이 말이다. 창고 속의 어둠은 마치 크레타 섬의 황소 인간처럼 우리를 삼키려 들었다. 어두운 미로 속에서 우리는 희망의 실을 더듬어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고 있었다. 은정이는 계속 허공의 보이지 않는 실을 더듬으며 말했다.
“하고 싶은 게 뭔지도 알겠고 바라는 게 무엇인지도 잘 알겠는데 어떻게 거기로 가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 아마 내가 길치라서 그런 건가 봐.”
“난 다들 그렇게 헤매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지금도 같이 헤매고 있는 거고. 같이 헤매다가 보면 같이 도착할 수 있을 텐데 뭐가 걱정이야. 돌아올 항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배는 항해를 끝마칠 수 있댔어. 바랄 수 있는 항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건 아닐까?”
조금 이상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아서 나는 자기 방어적인 농담을 던지며 마무리했다.
“그리고 뭐,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고 하니까. 너는 세상의 수많은 남자아이들이 도착하길 바라마지 않는 유명한 항구가 될 수도 있겠지. 꼭 길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은정이는 그 말에 깔깔 웃었다. 세상이 한 번 더 환하게 빛났다.
그날 우리는 친해질 수 있었다. 은정이의 햇살 같은 웃음은 여전히 많이 얼어붙어있던 내 마음의 얼음벽을 투과하여 따스함을 전달했다.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너무 완벽해 보였기에 쉽사리 가까워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인기가 많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소녀도 갓 잠에서 깨어 나와 세상의 한기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소년도 행복을 향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었다.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았던 그 창고 안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가까이 닿을 수 있었다. 길을 잘 못 찾기는 했지만, 어쨌든 우리가 함께 여행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선 그건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은정이는 실을 감는 듯한 손짓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거미줄의 끝에는 행복으로 향할 수 있는 힘이 담겨있었다. 은정이가 가리킨 방향에는 출구가 놓여있었고 우리는 먼지를 털고 어둠을 헤어 나오는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나오니 정말로 교무실 아래층에 있는 거울 뒤였다. 이곳에 문이 있다는 사실을 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알아차리지 못했었기에 은정이에게 대단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은정이는 우쭐한 표정으로 으쓱거렸다.
3시간 만에 다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실종에 신경을 썼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선생님들은 우리가 영어특기자반에 가있는 줄 아셨고 학생들은 누가 수업에 있든 없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형동이만이 교무실에 보내 놨더니 3시간 동안 뭔 짓을 하고 상거지 꼴이 되어서 돌아온 거냐고 미심쩍게 물어보았을 뿐이다. 은정이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행복을 향한 방황!”
형동이는 머리가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날 집에 가며 성희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을 때, 성희는 깔깔 웃으며 재미있는 친구를 새로 사귄 것 같아서 부럽다고 그랬다.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나 역시 내심 동의했다. 닫혀있던 마음이 열린 지 고작 반년 사이에 친구들도 만들고 특별한 추억들도 쌓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참 다행인 일이었다. 그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성희는 씨익 웃으며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렇게 조금씩 커가는 것이 대견하기라도 하다는 듯이 말이다.
고 3으로 넘어가던 겨울이었다. 선연이는 어느 날 갑자기 문자를 보내왔다. 예전에 함께 다니던 동네 성당에 함께 가보지 않겠냐는 초대였다. 오랜만에 문자가 온 것은 둘째치고 전학을 간 뒤로 동네로 돌아오는 것도, 예전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참 두려워했던 선연이었기에 의아해하면서도 기꺼운 마음으로 제안을 수락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마치 며칠 전에 만났던 사람들처럼 가벼운 약속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동네 성당 앞에서 만났다. 선연이를 만난 것은 현진이가 떠난 뒤 처음이었으니 3년 만이었다. 우리는 3년 만에 만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의 곁에 서서 걸었다.
오랜만에 눈에 담은 성당은 무거운 먹구름을 잔뜩 껴안고 있었다. 첨탑 꼭대기에 걸린 십자가에는 금방이라도 벼락이 떨어질 것 같았고, 찌푸린 하늘의 우렁 거리는 천둥소리는 하늘의 준엄한 경고 같았다. 우리는 겁먹은 채로 서둘러 본당 안으로 들어갔다. 예배당 안에 들어서자 우렁 거리는 천둥소리는 조금 잦아들었다. 가만히 둘러보자 초등학교 때에는 그리도 넓어 보이던 예배당 의자도, 그리도 높아 보이던 단상도, 그렇게 엄숙해 보이던 예수님의 모습도 이제는 다 조금씩 작아 보였다. 참 많은 시간을 머물렀던 곳이기에 작은 추억들이 틈새 곳곳에서 이야기가 되어 스미어 나왔다. 여기서 네가 나를 꼬집어서 내가 소리를 질렀었는데. 3학년 때는 여기서 앉아서 떠들다가 혼났었는데. 숨바꼭질을 하다가 여기에 무릎을 찧었었는데. 봐봐. 여기 아직도 그때 상처가 남아 있잖아. 그리운 순간들. 그리운 사람들. 어느새 시간 속에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가버려서 우리만 남겨져 있었다.
선연이는 잠시 성당 사무실에 들러서 둘러보겠다고 하곤 한참 동안이나 나오지 않았다. 의아함에 들어가 보니 선연이는 옅은 미소를 띤 채로 묵주 팔찌들을 보고 있었다.
“여기 봐봐. 팔찌 참 예쁘지?”
“묵주네. 장미 문양이 참 예쁘다. 잘 만들어진 묵주는 한 송이 장미라던데.”
“응. 나도 옛날에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 여름 수련회에서 물에 빠트려서 잃어버렸어. 너도 옛날에 하나 있지 않았었어? 항상 차고 다녔던 것 같은데.”
“응 맞아. 나도 빼고 다닌 지 좀 되었어.”
“난 사실 잃어버린 뒤로 하나 되게 갖고 싶었다? 팔목에 차고 있으면 높은 곳에서 누군가가 날 지켜주는 느낌이 들거든. 나를 보호해주는 누군가가 참 절실한 시점이었는데.”
“온 김에 하나 사는 건 어때? 얼마야?”
“이거? 10만 원이네.”
“나가자 빨리. 용납할 수도 사줄 수도 없는 금액이다.”
우리는 씁쓸한 기분이 된 채로 사무실을 빠져나와 성당 안에 있는 의자에 잠시 앉았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서도 예수님은 매달려계셨다. 선연이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누구의 아픔을 가져가시려고 저리도 힘들게 매달려 계신 걸까. 왜 우리의 아픔은 가져가지 않으셨던 걸까. 대답을 모르기에 차마 대답할 수 없었다.
“있잖아.”
한참을 예수님을 올려다보던 선연이가 말을 꺼냈다.
“나 자살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뭐라고?”
“병에 걸렸었어. 오른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않는 병. 지금도 보면 손이 계속 떨려. 글씨를 잘 쓰지를 못해. 조금만 힘을 줘도 마비가 오기도 하고, 가끔은 그 마비가 온몸으로 번져.”
“그랬구나…….”
“그렇게 되니까 일상생활에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더라고. 공부도, 밥 먹는 것도, 문자를 보내거나 씻는 것도 다 제대로 안됐었어. 상상이 가? 한창 예쁘고 사랑받을 나이에, 언제 어디서 몸이 멈춰버릴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거야. 고등학교 입학하자 마자는 정말 많이 우울했어. 제대로 하는 게 없으니까 다들 나를 싫어할 것만 같았고 아무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만 같았거든. 아침에 눈뜨면 매일 어떻게 하면 빨리 이 고통을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안 났었어. 그때 현진이를 유학 보내던 날에 널 봤을 때도 그래서 손을 잡았던 거였어. 문득 또 손이 굳어버릴까 두려워서 다른 사람 손의 감촉을 느끼고 싶었어. 네 손은 참 따뜻하더라. 차갑게 식은 내 손에서도 잠시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말야. 그걸 생각하면 참 보호받는 느낌이 났어. 그건 뭐랄까, 예전에 어렸을 적에 나쁜 짓 하고 성당으로 도망 왔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었어. 누군가 따뜻하게 나를 보호해주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 있나 봐. 그때 그 온기가 남아있어서, 네가 보내는 편지를 받을 때마다 그 안에 빼곡한 네 온기가 느껴져서 그랬던 건가 봐.”
선연이의 고백에 내 팔목의 흉터도 아려왔다. 서러운 마음이 먹먹해져 온다. 다른 이의 마음 안에 있던 내가 다 없어질 수도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누군가를 평생 그리워하기만 하고 만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속에 적막한 외로움이 내려앉는다. 네 마음 안에는 내 안에 머문 것과 같은 아픔이 머물러 있었구나. 내가 떠나려 했던 것과 똑같이 너도 떠나 버리려고 했었구나. 치사해. 혼자만 떠나 버리려고 그랬다니. 너는 참 나만큼이나 나빠.
잠시 머뭇거리다가 선연이에게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한 뒤 성당 바로 맞은편이던 집으로 뛰어갔다. 왠지 지금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상 서랍 속 오래된 일기장들을 보관하던 상자를 열어보니 편지들과 함께 먼지가 쌓인 오래된 검은색 묵주팔찌가 튀어나왔다. 나는 손바닥에 묵주 팔찌를 꼬옥 움켜쥔 채로 어리둥절 기다리고 있던 선연이에게 뛰어갔다. 찰박찰박하는 소리와 함께 음울한 비가 사방으로 튀겼지만 내겐 그 빗줄기를 뚫을 힘이 쥐어져 있었다.
“자. 받아.”
“어? 이게 뭐야?”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물건이야. 다 찾아야 할 때가 있나 봐. 그거 되게 예전에 소중한 사람한테서 선물 받았던 거야. 그거 준 사람이 나한테 그 팔찌가 나를 언제고 지켜줄 거랬어.”
“그런 소중한 것을 줘도 돼?”
“주는 건 아냐. 빌려주는 거야. 난 너 죽는 거 싫어. 그런데 내가 항상 너 곁에 붙어서 안 죽게 지켜줄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 이 팔찌라도 나라고 생각하고 데리고 다녀. 계속 지켜줄 거야. 온기는 언제고 전해질 거야.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지켜주겠지.”
선연이의 하얀 손목에 검은색으로 반짝거리는 묵주 팔찌를 달아 주었다. 순백색의 피부와 반짝거리는 밤하늘 검은색의 조화가 꽤 아름다웠다. 마른천둥을 토해내던 하늘이 잠시 조용해졌다. 하늘이 고요히 침묵하는 가운데 자그마한 눈송이들이 별빛처럼 내렸다.
“고마워. 너라고 생각하고 잃어버리지 않을게.”
“잃어버리는 건 괜찮아. 대신 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는 마.”
“응!”
그렇게 작은 눈송이들이 내리는 가운데, 서로의 아픔을 기대고 의지하며 우리들의 고3 생활이 시작되었다.
팔찌가 선연이를 얼마나 지켜줬는지, 얼마만큼의 위안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이라곤 내게는 그렇게 큰 위안이 되지를 않았다는 점뿐이었다. 팔찌를 건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선연이가 때때로 불안했다. 고등학교 3학년의 힘들었던 수험기간 동안 선연이는 몇 번이고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연락이 두절된 태로 몇 주간 답장 없이 사라지기도 했고 모든 사람과의 만남을 무조건적으로 기피하기도 했다. 가끔씩은 깊은 밤에 전화통화가 걸려오곤 했다. 아무리 불러보아도 말 한마디 없이 아픈 숨소리만 들려오는 전화 통화였다. 한마디 대답도 없는 전화 너머의 심연을 향해 열심히 다독이는 말들을 건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노래를 불러주곤 했었다.
먼 산
언저리마다
너를 남기고 돌아서는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주라는데
난 왜
널 닮은 목소리마저 가슴에 품고도
같이 가자하지 못했나
선연이가 그때 내게서 그런 것들을 원했는지, 그게 선연이의 마음에 어떤 위안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할 수 있었던 일이 그것뿐이라 그렇게 했을 뿐이다. 가끔 그런 슬픈 전화가 걸려오거나 선연이가 사라지고 연락이 안 되는 날들에는 너무나도 불안해서 집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곤 했다. 그러곤 밤이 새도록 선연이가 사는 곳 주변의 한강변을 걸었다. 차마 그런 생길 것이라고 믿기는 두려워하면서도 선연이가 최악의 선택을 한다면 그것만큼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고 싶었던 것이다.
세상에는 아주 드물게 자주 보지 않아도,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그곳에 있기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선연이는 그런 친구였다.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에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고,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도 선연이에게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잃는다는 것은 삶 속에서 영영 사라져 닿지 못할 별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별에는 닿을 수는 없어 그리움으로 마음을 더듬을 수밖에는 없다. 선연이가 별이 된다면 그리움 속에 함께 스러지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우리가 서로에게 별이 아니라 꽃이 되기를 바랐다. 대지에 뿌리내리고 안개를 양분 삼아 피어나는 꽃이 되어가기를 소망했다. 그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내내 내 생활은 거의 어학특기자반에서 이루어졌다. 아침에 간단하게 출석을 부른 뒤 가방을 들고 특기자반으로 내려가서 하루 종일 자습을 하며 보내면 하루가 끝났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영어를 배우기도 하고 여러 가지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고등학교 3학년 학교생활이 흘러갔다.
은정이는 영어특기자반에 항상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영어수업 시간에는 영어특기자반으로 내려와서 자습을 했다. 엄밀히 말해선 내려오기로 계획까지는 세웠지만 누가 깨워주지 않는 이상은 내려오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반 아이들은 깨워도 일어나지를 않거나 일어나서 투덜거리고 짜증 낸다며 은정이를 깨우는 것을 반쯤 포기한 상태였지만 내가 깨우러 교실로 올라갈 때면 은정이는 곧잘 일어나 “아음 잘 잤다.” 하고 배시시 웃으며 특기자반으로 내려오곤 했다. 자다가 깨어서 내비치는 그 맑은 웃음은 먹구름 사이의 가을 햇살 같았다. 그 웃음이 자주 보고 싶어서라도 나는 자주 은정이를 깨우러 교실로 올라갔었다.
성희도 은정이처럼 가끔씩 특기자 반에 내려왔다. 항상 “찰스 먹어라! 먹고 토실토실 살쪄야지!” 하는 외침과 피자빵 한 개를 손에 든 모습이었다. 그런 성희의 모습에 많은 특기자반 아이들이 웃었다. 나 역시 성희의 그런 짓궂은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피자빵은 맛있었기 때문에 결코 거부하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내가 사육당하는 것 같다고 그랬고, 나는 우물우물 피자 빵을 씹으며 그 사실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성희는 그런 날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곤 했었다.
성희는 가끔 왜 은정이만 데리러 올라가냐며 예쁜 여자애만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짐짓 질투를 했다. 사실 그런 의심은 꽤 많은 아이들이 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예쁘장하고 잠이 덜 깬 여자아이를 데리러 굳이 몇 층을 기어 올라가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오해할 만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은정이에게 관심이 있던 몇몇 남자아이들에 시비를 걸거나 불편해하는 일 까지 생기곤 했다. 은정이에 대해선 친구로는 더없이 큰 소중함을 느꼈지만 이성적인 관심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꽤 부담스러웠다. 그 사실을 성희에게 말해주자 성희는 짐짓 콧방귀를 뀌며 믿어주질 않았다. 그래서 오해를 풀기 위해서 그 뒤론 성희도 데리러 매일 올라갔다. 은정이는 당연히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고 성희는 희희낙락했으며 나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두 여자아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더 큰 오해를 사고 말았다.
성희는 특기자 반에 내려오면 햇살 깃든 창가에 기대어 내게 조곤조곤 말을 걸었다. 그 말 사이엔 때로는 세상을 향하는 힘이, 때로는 절망을 견디는 희망이, 때로는 부드러운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성희는 내게 글을 같이 쓰자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럴 때면 대답했었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이다. 그러면 성희는 까마득하게 높은 창가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말했었다. 글을 그 정도로 품었으면 누구든지 이미 작가인 것이라고 말이다. 그 글은 언제고 절망의 절벽 끝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가게 해 줄 것이라고 성희는 그랬다. 나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짙은 얼음벽 속에 갇힌 글의 향기를 느꼈었다고 말해주는 성희의 모습에 끊임없이 나 자신을 새로이 돌아보아야만 했다.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으면 조금 덜 외로워지고, 조금 더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지 말라고 다독여주는 성희는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덕분에 특기자 반에서 공부도 하고 글도 쓰는 그 시간 동안 나는 많은 문을 새로 열 수 있었다. 견고했던 마음의 벽은 편지를 쓰고 좋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녹아내려갔고, 사람을 믿을 줄 모르던 불안함은 햇살 같은 은정이의 웃음과 유쾌한 성희의 깔깔거림 속에서 조금씩 사라져 갔다.
우울과 절망은 마지막까지 남아 쉽게 사라지지는 않았다. 때로는 글은 투정이었고, 울음이었으며,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의 탈출구였다. 하지만 그렇게 배설된 글들조차 나를 만드는 견고한 조각들이 되어 척추 없이 흐느적거리던 불안한 모습을 지탱해주곤 했다. 그 사실을 느낄 때면 곁에 있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할 수밖에 없었다.
7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