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너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계정은 보이고 싶은 모습에 가까운가요?
피트니스 업계의 인스타그램은 다채롭다. 다만 그게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다채로움에 가깝다고 느낀다.
알고리즘은 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팔로워 구성도 매번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업계 분위기라는 것도 있어서, 올리고 싶은 것보다 올려야 할 것 같은 것들이 생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게시글 하나를 올릴 때 진짜 대상이 누구인지 모호한 경우도 많다. 회원을 모집하고 싶다면 회원이 될 사람들에게 닿는 콘텐츠를 올려야 하는데, 어느 순간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의 존재감을 위해 올리는 건지,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닿으려고 올리는 건지 경계가 흐릿해지는 것 같다.
트레이너로 혼자 살아남는다는 건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에서도 소속감은 인간의 기본 욕구로 다뤄질 만큼, 그 결핍은 생각보다 사람을 흔들어 놓는다. 그래서인지 일부 트레이너들의 계정에서는 그 혼란스러움이 묻어 나올 때가 있다.
그걸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 걸까.
지금의 내 인스타그램에서 바라는 건 두 가지다.
첫째, 사람들이 ‘장애인 운동’을 떠올릴 때 침대 위에서 하는 재활 동작만 연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도 똑같이 능동적으로, 활발하게 운동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둘째, 일상을 올리는 이유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는 것.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어필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통해 회원과의 신뢰를 쌓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이 두 가지는 꽤 선명한 목적의식이다.
근데 동시에, 뇌를 비우러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진짜다.
나는 아직도 이 공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쉬고 싶기도 하고, 뭔가를 남기고 싶기도 하고.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없었다면, 지금만큼의 팔로워는 없었겠지만 오히려 나를 더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됐을 것 같다. 친한 친구들끼리만 보는 브이로그를 찍거나, 재미로 챌린지 릴스를 올리거나. 그런 걸 좋아했을 것 같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건 분명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트레이너들과 굳이 교류하고 싶은 마음은, 모순적이게도 솔직히 없다.
결국 오늘의 글도 결론이 없다.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하는 말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아직 균형을 찾는 중인 것 같다. 뭐, 이런 날도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