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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Mar 26. 2018

1원에 예민한 소비자 사로잡기

더이상 호갱님은 없다


마음에 청량감과 쉼을 주는 JTBC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네 집에는 강아지 여섯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가 평화롭게 산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털 많이 빠지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면 그만큼 부지런히 청소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효리네는 집안 곳곳 깊숙한 틈새까지 강력하게 흡입해 주는 영국산 다이슨 청소기를 쓴다. (시즌2에서는 LG 코드제로 A9가 협찬 제품으로 등장했다.)


효리네 민박 시즌1에서 이효리와 아이유가 다이슨으로 청소하고 있다.


성능 좋고 디자인 깔끔한 다이슨은 누구나 다 갖고 싶어 하는 워너비 제품이다. 하지만 한 대에 100만 원 하는 청소기를 쉽게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중국 기업 디베아가 만든 무선청소기 f6이다. 다이슨과 성능과 디자인이 매우 유사한데 가격은 다이슨의 1/10이라 차이슨, 가성비 갑, 대륙의 실수라 불린다.


글로벌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인의 주머니가 얄팍해졌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주머니에 돈이 두둑할 때는 기분 내는 소비가 가능했다. 천원, 이 천원 더 비싼 것쯤이야 크게 개의치 않고 비슷비슷한 것 중에 조금 더 비싼 것을 쉽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주머니가 가벼워 100원도 아쉬울 때는 비슷비슷한 것 중에 조금 더 저렴한 것에 손이 간다. 그래서 더 좋게, 더 많이, 더 비싸게를 추구하던 경제 융성기의 소비 습관은 적당히 좋게, 적당히 많이, 적당히 싸게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단돈 1원도 아끼기 위한 가격 비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원 설명 들으며 물건 사던 방식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주문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어떤 물건을 살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이 현격히 많아졌다. 과거에는 발품 파는 만큼의 정보만 얻을 수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는 거의 모든 제품 정보를 깊이 알 수 있다. 


정보가 돈이고, 정보가 힘인 이유는 정보가 많을수록 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이라 평가받던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난 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소비자로 진화했다. 특히 직접 구매해서 써 본 소비자의 냉철한 피드백을 확인하고 살 수 있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과거에는 브랜드 이름, 화려한 패키지가 중요했다. 이제 소비자는 화장품의 모든 것을 분석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주요 성분, 유해 성분, 기능, 리뷰 등을 모두 따져 보고 구매한다. 판매원 말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 스펙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리뷰도 읽는다. 초저가에 무난하게 쓸 만한 화장품이나, 조금 비싸도 품질이 월등히 좋은 제품이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돼 간다. 


모바일 화장품 검색 서비스 화해


소비자를 이기는 기획자, 소비자를 이기는 마케터는 없다. 상품 기획자는 철저하게 소비자가 살 만한 제품을 기획한다. 그래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제품,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 쏟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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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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