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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Nov 15. 2017

125년 스타트업 GE의 혁신 DNA

GE 생명력의 비밀



GE는 발명왕 에디슨이 시작한 회사로 1896년에 다우지수(우량기업)에 이름 올린 12개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다우지수에 남아 있다. GE 주가 폭락 소식이 들려오지만, 나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일 뿐 GE의 건재함을 믿는다. GE는 125년간 CEO가 10번 바뀌었을 정도로 한 리더가 장기간 회사를 운영하며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고 실패도 있지만 그것은 지류일 뿐 본류는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 전임 리더인 제프리 이멜트는 16년간 GE를 이끌며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업의 혁신을 이끌었다. 2017년 8월에 GE의 새 리더로 선임된 존 플래너리는 에디슨에서 시작된 전구 사업과 결별을 선언하며 미래를 향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E의 혁신 DNA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정리했다. 



GE 매출 그래프 (1984년~2017년)



GE 당기순이익 그래프 (1984년~2017년)








미래 투자와 과거 결별에 과감했다

GE를 검색하면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디지털산업 기업’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디지털산업 기업은 어떤 일을 할까? GE는 기존 제조 및 하드웨어 산업에 빅데이터 분석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예컨대 GE의 고객사인 브라질 철강회사 게르다우(Gerdau)는 기계에 부착된 센서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공장과 기계의 성능을 최적화한다. GE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뒤 원자재 재고 파악 시간이 3일에서 7시간으로 줄었고, 폐기물 분류 작업에 걸리는 시간이 하루에서 3시간으로 단축되었다. 한편 헬스케어 부문은 3D 프린팅으로 심장, 폐, 간 등 생체 장기를 만드는 연구를 하는데, 혈관이나 근육 등 단순한 조직은 이미 프린팅이 가능하다.



GE는 대기업이 쓰러지는 원인 중 하나는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GE는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2016년에는 애널리틱스 소프트웨어와 머신러닝 역량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40억 달러를 투입했고, 적층가공(3D프린팅) 분야가 향후 제조업에 혁신을 일으킬 분야로 대두되자 역량을 선점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한편 미래 투자 자금 마련과 역량 집중을 위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했다. 플라스틱, 가전, 보험, 미디어, 산업솔루션, 소비자 금융 부문을 매각했고, 그 자금으로 생명 과학, 신재생 에너지, 디지털, 항공 전자, 유전 서비스, 엣지컨트롤, 적층제조기술, 분산전력/그리드 부문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GE스토어를 통해 혁신 역량을 내재화했다

GE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 파워, 신재생에너지, 오일&가스, 에너지커넥션, 항공, 헬스케어, 운송, 조명 등 9개의 사업을 하는 공룡 기업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자회사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 지 서로 모르기 십상이다. 또 빅데이터,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을 따라잡기가 버겁다. 그래서 GE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신기술을 서로 가르쳐 주는 기술 공유 플랫폼 ‘GE스토어’를 열었다. 스토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매장에서 제품 쇼핑하듯이 다양한 신기술을 둘러보고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GE스토어에서는 영역 간 경계를 허무는 기술 교류와 연구 개발이 이루어진다. GE파워앤워터가 개발한 풍력 발전용 터빈 기술은 열차에 적용돼 열차 연료를 평균 10% 절감했다. GE오일앤가스가 원유 채취를 위해 개발한 고성능회전 기계 기술은 GE항공의 헬리콥터 터보와 GE운송의 기관차에 적용됐다. GE헬스케어가 사용한 암 진단 CT 기술은 GE오일앤가스가 바위 샘플을 분석해 원유를 탐사하는 데 활용됐고, GE항공은 그 기술을 엔진 재료 부품의 안정성을 검사하는 데 적용했다.

우리 회사는 작아서 공유 플랫폼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틀렸다. 콘퍼런스, 박람회, 세미나 등 발걸음만 옮기면 다른 업종의 최신 트렌드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널렸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세계 최고 전문가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꼭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다른 기업, 연구소와 제휴도 가능하다. 혁신 역량은 기꺼이 타 업종의 것을 배우고 융합해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려는 의지에 있다. 








혁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업 구석구석 바꿨다

GE는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직을 혁신했다. 2011년에 GE는 산업인터넷 사업을 이끌 수장으로 시스코에서 일하던 빌 루를 영입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1000명을 비롯해 다른 회사와 문화에서 경력을 쌓은 2000명을 한꺼번에 채용했다. 2001년에는 GE 전체 임원 중 여성, 외국인, 미국 소수 인종 출신이 20%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59%로 늘었다. 관점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엔지니어링 및 기술직에 여성 2만 명을 고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GE 조직이 제조업 진영과 디지털 진영으로 나뉘자, 신규 구성원이 기존 구성원과 통합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전 사업 부문이 디지털화를 추진했고, 사업부마다 디지털 전담 조직을 둬서 60일마다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했다. 반대와 타성에 부딪힐 때도 계속 전진하며 추진력을 모았다. GE는 실패를 용인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과거에는 뉴스레터나 직원회의에서 성공 사례를 공유했지만, '우리가 이래서 실패했다'고 실패를 공유하고 실패 원인을 토론하기 시작했다. 

GE는 혁신에 진정성이 있었기에,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기에,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 전사의 모든 노력을 쏟았기에 영생하는 기업의 길에 서 있다. 








혁신이 어렵다면 성공 사례부터 공부하자

혁신은 절대로, 절대로 쉽지 않다. 하지만 혁신은 절대로,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다. GE는 미래를 정확하게 읽었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혁신 성공을 위해 전사가 한 방향으로 노력했다. 우리 기업의 혁신이 헤매고 있다면 혁신 잘 하는 기업의 성공사례부터 공부하자. 분명 그곳에 내 질문에 답이 되는 힌트가 숨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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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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