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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May 03. 2018

소비자는 제품이 아닌 감정을 산다


소비에 부는 새 감정 바람


친구들과 주말 나들이에 나선 김나나 씨는 점심으로 분식집에서 라면, 김밥, 튀김을 먹었다. 3인분에 1만 원으로 맛있고 배부르게 먹어 만족스러웠다. 산책할 겸 20분을 걸어 인스타그램에 소문난 디저트 가게에 들어섰다. 미술관에 들어온 것처럼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알록달록한 케이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맛보지 않아도 분위기에 벌써 기분이 좋았다. 케이크 2조각과 커피 3잔을 주문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케이크 맛이 천국에 온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받은 스트레스, 가성비 따져 가며 사느라 쪼그라든 마음이 단번에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밥값보다 3배 비싼 3만 원을 내고 나왔지만 조금도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시 일주일을 살아갈 힘이 났다.



가성비가 소비의 주류를 차지하는 가운데 가심비가 급부상 중이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얼마나 큰 즐거움을 주는지를 따져 물건을 사는 구매 형태이다. 점심에는 컵라면을 먹지만 후식으로 백화점 디저트를 먹는 식으로 아낄 때는 확실히 아끼지만, 감정의 만족이 크다면 나를 위한 작은 사치에 주저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지만 나의 취향에 부합하는 한 가지 물건은 비싼 것을 구매하는 ‘일점호화(一點豪華)’ 소비가 늘고 있다.




성취가 아닌 행복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밤새워 공부하고 명문대에 진학해봤자 새로운 기술이 내 미래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을, 주말 반납하고 일해도 회사는 정년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개인의 노력이 미래의 부와 직결되기 매우 어려운 저성장 역성장 시대에 사람들은 기약 없는 내일을 위해 희생하는 대신 현재의 행복을 추구한다. 자연스럽게 연봉이 높은 직장보다 워라밸이 가능한 직장을 선호하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휘게족, 욜로족으로 살고자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Eva Illuoz)는 저서 『감정 자본주의』에서 “현대 자본주의에서 거래되는 것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숨겨진 감정”이라고 했다. 기업은 인간의 심리 변화를 가장 빠르게 캐치해 상품화한다. 나의 성취를 자랑하는 것이 중요하던 사회에서는 가방, 시계, 자동차 등 성취를 시각화하는 소비가 활황이었다. 하지만 불안 불신 불황인 3불로 고통받는 이 시대 소비자는 내면의 불편한 감정을 해결해 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기업은 앞다투어 이 감정을 상품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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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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