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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Dec 06. 2017

아마존에게 배우는 추천의 기술



데이터 추천의 조상, 아마존

아마존 창업가 제프 베조스는 100조원 재산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부자이다. 1994년 시애틀에서 작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2015년에 월마트를 추월하며 세계 1위 유통 기업의 자리를 꿰찼다. 2017년인 지금 아마존은 월마트 보다 약 2배 더 가치 있는 기업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시가총액 비교


아마존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비결은 뭘까? 나는 고객을 향한 혁신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제프 베조스는 "대부분의 회사가 고객이 아닌 경쟁자에 집중한다. 하지만 월급을 주는 건 경쟁자가 아닌 고객이다"고 했다. 아마존은 중역 회의를 할 때 늘 자리 하나를 비워 둔다. 그곳에 고객이 앉아 있다고 여기며 회의한다. 이처럼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아마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을 추천했다. 고객은 만족했고, 아마존은 세계에서 제일 큰 유통 공룡이 됐다.






당신이 좋아할 책을 추천합니다


데이터 기반 추천 서비스의 시작은 1996년에 선보인 ‘북매치(Book Match)’였다. 아마존은 고객이 구매한 책, 고객이 쓴 리뷰, 온라인 이동 경로를 파악해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추천했다. 데이터가 많이 쌓이자 비슷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룹으로 만들어 책을 권했다. 수만 권의 책 무더기에 묻혀 고객 손에 닿지 못했지만 좋아할 것이 분명한 책을 추천하자 매출이 뛰었다. 편집자 추천과 데이터 추천에 따른 판매량을 비교했더니, 후자가 월등히 높았다.



전자책(e-book) 서비스의 원조인 아마존은 '많이 팔린 책'뿐 아니라 '많이 읽은 책' 랭킹도 보여준다. 아마존은 전자책 서비스인 킨들(kindle)과 오디오북 서비스인 오디블(audible)에서 한 주 동안 가장 많이 읽은 책이 무엇인지 랭킹으로 알려준다. 고객이 어떤 책을 사야 할 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아는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Amazon의 A와 Z를 화살표로 이어 로고를 만들었다. 책 온라인 판매로 시작했지만, 지금 아마존에서는 A ~ Z까지 어떤 단어를 검색해도 다 살 수 있다.



아마존은 책 추천에서 쌓은 데이터 기반 추천 역량을 전 제품에 적용했다. 고객 구매 내역을 기록하고 분석해,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특히 아마존은 상품 간 유사성을 분석하는 데 능하다. A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B 제품도 구매했다면, A와 B 제품 사이에 취향의 유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은 A 제품을 구매한 다른 고객에게 B 제품을 추천함으로써 추천 정확도를 높였다. 이런 데이터가 무수히 쌓이자 추천 정확도는 더 높아졌고, 아마존 매출의 35%는 추천 서비스에서 나온다.

아마존은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개인화 그룹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수학, 통계학, 컴퓨터 공학, 심리학 등 수백 명의 전문 연구원들이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일한다.






무인 마트에서 오프라인 추천을 시작하다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걸어 나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2016년 말에 직원이 없는 무인 마트 '아마존고(Amazon Go)'를 선보였다. 고객은 아마존 앱을 다운받아 버스에 교통카드 찍듯 QR 코드를 인식시키고 매장에 들어선다. 매장에서 사고 싶은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매장 안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가 장바구니에 담기는 물건을 파악한다. 쇼핑을 마치고 매장을 나서면 앱에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오프라인 서비스 아마존고에 온라인 추천 역량이 그대로 접목된다. 클라우드에 연결된 매장 센서는 고객의 걸음걸음을 모두 인식한다. 고객이 어떤 판매대 앞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한다. 상품 판매 현황은 아마존 중앙 서버에 모이고, 아마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또한, 물품별 판매량을 예측해 미리 주문을 넣고, 많이 팔리는 제품 위주로 매대 구성을 바꿀 수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주문이 들어 오기도 전에 배송을 준비하는 아마존


아마존은 결제가 확인되면 30분 이내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있다. 동네 피자집에서 주문해도 30분이 걸리는데, 어떻게 아마존에 주문하고 30분 이내 받아볼 수 있을까?

아마존은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언제 어떤 제품을 주문할지 예측할 수 있다. 때문에 고객이 주문을 넣기도 전에 구매 가능성이 높은 물건을 미리 해당 물류 센터에 갖다 놓는 예측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



실시간 배송을 하려면 전국에 물류 센터가 필요한데 미국은 땅이 너무 크다. 그래서 아마존은 하늘에 물류 센터를 열 계획이다. 땅의 창고는 없어지고 하늘에 창고가 생긴다. 열기구 형태의 대형 비행선이 13.7km 상공에서 떠다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드론이 물건을 싣고 집까지 배송한다. 배송 수요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열기구를 띄워 고객 니즈에 즉각 대응한다.






고객을 향한 혁신

쇼핑은 어렵고 힘들다. 쇼핑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내 취향에 딱 맞는 것 하나 찾는 데 써야 하는 돈, 시간, 에너지가 아까운 사람도 많다. 아마존이 그 일을 대신한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책, 내 취향에 딱 맞는 옷, 내 취향에 딱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니 소비자 발걸음이 저절로 아마존을 향한다.

아마존은 왜 '추천' 서비스를 잘 할까?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을 더 쉽고 더 빠르게 살 수 있도록 도우려면 아마존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아주 깊이 있게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실행에 옮기는 데 과감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언제나 회의실에 고객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고객이 고개 끄덕끄덕 이게 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기에 세계 1등 유통 기업이 될 수 있었다.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려는 태도와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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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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