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숲 비룡캠핑장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볕이 들 땐 따뜻하다가도 구름이 해를 가리면 금세 또 쌀쌀하다.
둘이 함께 캠핑을 나온 게 5주 만이다. 오캠만 치면 6주이고. 적잖게 더운 날씨에 헷갈렸던 계절은 어느새 가을 한복판에 도착해 있었다. 절기를 꽉 채워 즐기지는 못했지만 오늘 여기, 가을 한복판에서 캠핑을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 텐트와 함께한다. Arkitent라는 브랜드명은 일상생활을 의미하는 핀란드어 단어에서 유래했지만 일본어로 가을 추(秋)의 독음이 되기도 한다. 오늘 하루를 보내는데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다.
기대했던 커피를 마시고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을 바라본다. 차슈를 만들어 라멘을 먹고 한참을 멍하니 발그레한 산을 본다.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피해 들어와 숙주와 버섯이 잔뜩 들어간 샤부샤부를 먹는다. 다행히 비가 그쳐 화로 앞에서 장작 한 망을 가득 태운다.
송포최널 유튜브의 캠퍼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며 띵-한 적이 있다. 캠핑이 왜 좋으냐는 질문에 대해 저마다 자기 이해가 담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 처음으로 생각해 봤다.
‘왜 좋지?’
자연이 좋고 나와서 좋은 것 말고 나와 캠핑과의 관계를 떠올려 보지만 번뜩하고 떠오르는 이유는 없다. 아직은 그냥, 그냥 좋다.
함께 나온 수수와 소바 부부의 캠핑하는 모습을 살펴본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 텐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피칭을 수정한다. 마음에 드는 듯 카메라를 들고 신중히 사진을 찍는다. 멍하니 낙엽을 바라보며 차를 한 잔 마시고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여유를 만끽한다.
이 부부에게 왜 캠핑이 좋으냐고 직접 묻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방법으로 오늘을 한껏 즐기고 있구나 싶다. 그 모습을 따라 나도 하늘을 올려다본다. 낙엽도 한 번 쳐다본다. 따뜻한 음료를 난로 삼아 차가운 공기도 즐겨본다.
‘가을이구나’
그저 오늘 주어진 가을 한복판을
느슨하게 즐기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의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