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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마켓오 Mar 26. 2019

회의

회의답게

#다름

다시 월요일입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한 주 한 주라고 하기에 이 곳 스타트업에서의

하루 하루는 꽤 변화가 많고 꽤 정해진 게 없고 생각보다 되는 일 없이 분주하기만 합니다;;

저희 회사는 직원 수가 아직 두 자릿 수가 채 되지 않는 작은 규모입니다.

업을 바꿔 가며 몇 번의 이직이 있었지만 이전까지는 오랫동안 같은 업에 대한 경험과 시간을 쌓아 온

큰 조직들에서만 일했던 터라 여러가지 면에서 지금의 조직과는 다른 점이 많아요. 그 다름은 주로 예고없이 찾아오기도ㅎㅎ


#적응중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로 오게 된지는 이제 반년 정도가 됩니다. 아...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아직은 적응하는 중이에요.

작은 조직이라 다른 것 중 대표적인 한 가지는 아무래도 업무 프로세스, 조직 운영 등에 룰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자유분방한 성향인 저에게는 솔직히 좋은 점이 많긴 합니다. 새로운 일은 시작하기 위한 의사결정 단계도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불확실성이 높은 일들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일에 소위 말하는 태클이 걸리는 경우도 많지 않다는 점이 이전에 비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시작하여 실행해 보고 시장의 반응을 보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거나 방향을 수정해 보기도 하고.

'일당백'이라고 하죠? 저도 물론이고 멤버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같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더 많은 결과를 내야 하는 구조.


#벌써12시

각각 8시, 9시, 10시. 자율출근제를 시행하고 있어 늦게 출근하시는 분들은 오전 시간이 정말 짧아요. 출근 후 어제 마무리하던 일 좀 정리하고 미처 읽지 못한 메일들을 체크하고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시작하려다 보면 벌써 12시...점심시간은 중요하죠!

전체가 모여 주간 회의를 하는 월요일 오전시간은 말그대로 훅~가 버렵니다. 하루에 1, 2건 내부 회의, 외부 파트너 회의 그렇게 몇 건 진행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남은 시간의 계획을 세워볼까 하면 어느새 어둑어둑해 주시고 또다시 벌써 12시가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회의답게

지난 주에는 특히나 더 그랬습니다. 예정된 또는 갑작스런 미팅들이 유난히 많았거든요. 메일은 물론이고 메신저, 모바일이나 원격회의툴, 협업툴 등을 활용하면 꼭 만나서 논의해야 하는 일들이 분명 줄어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면을 해서 얘기하는 게 효율적인 경우도 많고 서로의 비즈니스에 민감한 얘기들(만나서 표정을 읽고 눈치를 봐야 한다는 거죠 뭐)이 있는 제휴 미팅들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와중에 불만스러운 두 가지의 케이스가 있었어요.

첫번째는 내부 아이데이션 회의 중. 사실 브레인스토밍을 하자,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겨뤄 보자'는 목적의 만남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물론 필요할 때도 있죠.

하지만 모든 회의의 목적은 '합의된 결론'을 내는 것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바탕에서, 아이데이션을 위한 회의는 결론없이 끝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게다가 이번에는 5명이 모여 2시간 동안 실컷 떠들고 난 회의의 끝에서, 회의를 주재했던 담당자가 "자,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들을 (막내 격인) OOO님이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 주세요"라는 한 마디를 던지는 바람에........약간 많이 허무해 졌습니다. 5명X2시간=10시간을 쓴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인데 그걸 또 정리해서 메일을 보내달라니 헛!

두번째는 세팅된 아젠다와 다른 이야기들이 오가게 된 제휴사와의 미팅. 상대방이 사전 정리하기로 한 내용은 공유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모여, 자랑대잔치가 열렸습니다. 참석자 중 어떤 분은 최근 성공적으로 타사에 제안한 사례를 가지고 PT를 하고 계셨고 어떤 분은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이전 회사에서의 무용담을, 어떤 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다른 분에 대한 뒷담화를 하시며...그렇게 한 시간 반이 흘러 갔죠. 그 90분 중 60분 정도는 맥주 한 잔씩 앞에 놓고 얘기할 걸 그랬어요. 심하게 얘기하면 술자리에서나 오갈 대화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떤 아젠다로 누가 회의를 주재했느냐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저 역시 회의의 멤버로서 회의감도 많이 들었고 반성하게 된 점도 있었습니다. 반성이 있다면 개선이 있어야겠죠. 실행을 해야 개선이 될 것이고, 아직 '정해진 것이 많지 않은 회사'라는 잇점을 바탕으로 실행해 보고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 회의에 대해서 또는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종종 말씀드릴 내용들이 더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줄이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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