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인사이트보다 작은 지적임
글을 써내려갈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책상 앞에 앉는 것'입니다.
저 눈 앞에 의자가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그 의자에 앉는 것은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그 다음 어려운 점은 '그래서 무엇을 써볼까?' 이더라고요.
책상에 앉았다 한들, 실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다른 문제더군요.
왜 어려울까 생각해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 인사이트 충만한 무언가를 남겨야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고,
그것 또한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의미를 남기는 글을 써야, 글이 그 가치를 가지니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 것 같고요.
그것 또한 왜
"가치가 있는 글을 쓰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그 글이
"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것마저 왜 인지 물어보면
"글을 통해 나의 모습을 포장하고 싶은 것" 때문인 것 같아요.
글로서 나를 포장한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말이죠.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글의 사용이니
목표에 충실해 아무말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말 : 어떤 사람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 흔히 부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
부정의 뜻을 가진 서술어라는 것이 다소 속상하지만,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르는 말이라는 것은 참 좋습니다.
'아무'의 정의를 가장 편한 말로 생각나는대로 적을 수 있다로 보면, 훨씬 마음이 편하지는 것 같아요.
항상 인사이트 있는 무언가를 남기는 것이 진짜 모습일수는 없으니,
오히려 마음 편히 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은 '아무말'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말을 하는 것이 첫 번째지, 의미있는 말을 만드는 것만이 첫 번째가 되어서는 아니니까요.
작은 지적임들이 어느 누군가에는 해석에 따라 작은 인사이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