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일이 되는 날
브런치 블로그 포스팅 중 압도적으로 순위가 높은 글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신장이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무려 2위의 글과 2배가 넘는 조회수 차이가 있죠.
마음이 아픈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 글의 내용은 2020년, 제가 직접 수술받았던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거든요.
아마도, 글을 읽어주시는 분은 저와 비슷한 고민과 걱정을 하며 글을 검색해서 들어오셨을테니까요.
https://brunch.co.kr/@fiveio27/45
디데이 계산을 해보니,
오늘이 수술을 받은 지 2208일이 되었습니다.
막막했던 하루하루가 지나며 5년의 시간이 어느새 지났습니다.
엊그제 병원을 다녀왔었고, 다행히 신장 수치는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약도 잘 먹고 있고, 운둥도 꾸준히 잘 이어하고 있어요.
다행히 신장을 공여해준 아버지도 건강하시고요.
수술을 하고 난 뒤, 어느새 회사도 3번을 옮겨, 4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고,
나름 커리어를 이어나가며 발전시키고도 있습니다.
얼핏보면 건강한 정상인의 모습으로 볼 정도입니다.
동생들도 결혼하며, 가정을 꾸려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오빠로서의 역할도 해낸 것 같아 기뻤습니다.
5년의 시간 동안,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일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다정한 사람,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사람, 배우고 싶은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꿈이 큰 사람, 미래가 더 기대되는 사람, 웃음이 많은 사람, 에너지를 나눠주는 사람... 등등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요.
만약, 내일이 제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전 지금까지 만났던 좋은 사람들의 좋았던 점을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만남이든, 전화든, 문자든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요.
이런 글을 왜 쓰냐면요.
아마도, 이번 글도 신장이식을 받을 예정이시거나, 받으신 분이 글을 보시겠죠.
연령대는 워낙 다양하니 모르겠습니다만...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유혹에 흔들립니다.
그리고 작은 감정적 상처에도 크게 슬퍼지기도 하고요.
건강하게 사는 듯한 생각에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을 때도 있고요,
약 먹는 시간을 까먹은 적도 생기기도 합니다.
공복시간을 못 지키고 무언가를 먹을 때도 있고요.
때로는 의도치 않은 상황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주어진 삶에 좋은 점을 상기시키며, 스스로를 통제하고 유지하도록 해야해요.
지금의 삶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는, 과거의 나와 비교하면 큰 행복으로 체감할 수 있으실 거에요.
투석을 받고, 투석받고 힘이 없어 목소리가 나오지가 않고, 출근해서 일조차도 할 수 없었던 과거의 나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죠.
쉽지 않은 일이 여전히 많겠지만,
그럼에도 힘든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늘의 '나'가 더 나은 것을 알기에,
이 시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