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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 수필

2025년, 이른 첫 휴가

2024년 정리하기

by 이준

나름 휴가에 인색하게 살아왔다.

병원을 간다거나, 특별한 개인 업무를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휴식을 위해 휴가를 내진 않았다.

그럼에도, 2025년 1월부터 휴가를 낸 것은 그 만큼 정말 쉬고 싶었다.


2024년은 조금은 특별했다.

새로운 회사로 옮겨와서, 어쨌든 온전한 사계절을 보냈다.

새로운 사람을 알았고, 새로운 경험이 쌓였다.

때로는 누군가를 가르치기도 하고, 또 어떤 순간은 누군가를 보내기도 했다.


너무나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한 해였다.



01

시작은 참 어려웠다.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고, 겉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때쯤 작성한 글이 아래의 글.

마치 금쪽이와 같다고 자평했던 날.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않을까 많이 고민했던 날.


02

사람이 힘이 되었다.

회사 동료라는 존재는 참 다붓하다.

가족, 친구, 애인보다 물리적으로 참 가까운 사람들.

때로는 내 상태를 더 잘 이해하기도 하는 사람들.

의지하고 힘내고 위로를 해주는 동료들이 큰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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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화이트보드 한 켠에 작성해준 글. 점점 여러가지 버전으로 변질되었다.

03

'직무적으로 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가?' 고민도 많았다.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할 때면 2가지 감정이 밀려온다.


하나는 '이제라도 경험으로 배웠으니,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지.' 라는 안도감.

다른 하나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앞으로도 더 많이 있겠지?'라는 불안감.


04

책을 참 많이 샀다.

관심있게 본 분야는 이런 것들이었다.

행동경제학 / 인과추론 / 실험 / PM 그리고 뜬금없는 머신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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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책은 그만사야겠다.

이미 산 것도 잘 못 읽는 것 같아서...


04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보았다.

내 말 한 마디가 어떻게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지 걱정되었지만,

일방향으로 가르친다는 것이 아닌 좋은 생각 파트너가 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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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알려준다는 것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고, 더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더 관심있게 귀를 귀울려야했다.



05

사이드프로젝트를 이번엔 정말 잘하고 싶었다.

항상 제품 출시를 하지 못하고 모임이 마무리되었기에, 무언가를 해내고 싶었다.

아직 서비스가 나오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과정 중이기에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


06

좋은 동료를 만났다.

사주팔자에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복이 있는 것인지, 어려움이나 문제에 봉착했을 때 주변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참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07

'2025년의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어야할까?

무엇에 관심을 두고,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이어야할까?

흘러가는 사람이 아닌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08

막연히 떠다니는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꼭 효과에 부닥치게 된다.

인풋 대비 아웃풋 즉, 정말 이 활동이 나에게 효과적인가를 고민한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1. 꾸준한 글쓰기

2. 연극 무대 서보기

3. 다양성 있는 영화보기

4. 목돈 모으기

5. 축구 경기 뛰기


30대 중반을 넘는 나에게 2번은 꼭 필요한 활동일까?

나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

4번에 반하지 않나?


09

효율만 안 따지고 순수하게 나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 것에만 집중해서 살면 참 좋을텐데.


10.

2025년까지는 '나' 위주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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