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시원했다.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4년째이다. 고시촌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다녔으니까..
처음에는 여성 선생님이었는데 그분이 다른 병원으로 떠나게 되면서 남성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다. 남성이라는 점에서 내가 마음을 편하게 터놓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예 마음을 열지 못했다.
로스쿨 3학년 때 처음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는데 그때 학교 근처에 있는 병원은 여성 선생님 1명이 진료를 하는 곳이었다. 그때 그 여성 선생님께서 상담을 정말 잘해주셨고 내게 딱 맞는 약을 처방해 주셨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여성 선생님만큼의 선생님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단정 지었었다.
그래서 별 기대가 없었다. 그냥 약만 타오는 용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너무 답답해서 평소에는 묻는 질문에만 답을 하다시피 하다가 그날은 나의 사적인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너무 공감을 해주시며 내 편을 들어줬다. 그때부터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거 같다.
며칠 전에 병원을 다녀왔다. 학원 뒷자리 학생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학생이 너무 싫고 불편해서 요즘 학원에 안 가고 집에서 공부한다고 했다. 학원에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하기는 했지만 빈자리가 없기 때문에 맞교환 밖에 안되는데 과연 시험을 보는 그날까지 자리를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의대를 다닐 때가 생각나서 너무 공감이 된다고 하시며 뒷자리 애가 정말 예민한 거 같다고 하셨다. (격한 끄덕끄덕)
타인이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내 모든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비단 타인의 예민함 뿐만 아니라 나의 예민함 때문에 누군가도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는 항상 긴장상태로 있게 돼서 어깨가 너무 아프다고 말씀드렸다.
게다가 학원은 마치 중고등학교 시절 교실 같이 한 교실에 학생 수가 많고 앞뒤, 양옆으로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더 부대낀다.
선생님께서는 물으셨다.
"그럼 선풍기는 계속 틀 거예요?"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더우면 그냥 쌩까고 틀어야죠 뭐. 더워 죽겠는데 어떡해요."라고.
내 솔직한 심정을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말을 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했다.
'에라이 뭐 어쩔 거야~ 그냥 쌩까고 틀어야지 뭐~ 더우면 공부가 안되는데 어쩌라고. 나는 5시라고. 나 건드리지 말라고. 내가 언제 너한테 피해 준 적 있느냐고. 불편하면 네가 피해라~'라고 속으로 항상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껄껄껄.
그 학생도 자신의 도발(?)이 5시생인 나에게 이토록 큰 데미지를 입힐 줄은 몰랐겠지.. 그래서 항상 학원에서는 학생들끼리 직접적으로 말하지 말고 학원을 통해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끼리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누구한테도 직접적으로 털어놓을 수 없었던 나의 심정을 과감하게 털어놓고 나니 내 뒷자리 학생에 대한 불편했던 감정이 사라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학원을 갈 것인가?
가긴 갈 것이다. 아침에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험을 보고도 계속 학원에서 자습을 할 것인가? 그건 두고 봐야 할 거 같다.
어찌 됐든 나는 크고 작은 어려움들에 맞서 묵묵히 공부를 할 것이다!
아무도 나를 말릴 수 없다!
근자감을 가지자!!
La La La La La La La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난
La La La La La La La
쓰러져도 일어나
We Go, We High, Go Now
La La La La La La La
Girls Never Die 절대 Never Cry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