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은 몸에 각인된다.
내 인생에서 제일 공부를 열심히 한 때가 언제냐고 물으신다면 지금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 때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나는 공부를 잘 못했다.
영어시험에서 이십 점을 받았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성적이 올랐다. 전반적으로 시험이 쉽게 나와서 애들의 성적이 다 같이 올랐다. 그런데 갑자기 성적이 오르니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
중2 때 중2병에 걸리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성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고 100% 노력형이기 때문에 다른 애들보다 공부 시간을 많이 확보해야만 했다.
시험 보기 삼 주 전부터 계획을 세워서 공부했다.
시험기간에는 시간을 아끼려고 학교가 파하자마자 집으로 뛰어가서 밥을 먹고 낮잠을 한 시간 자고 새벽 두 시까지 공부했다. 그러고 나서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전날에 본 것을 복습하고 시험을 치러 갔다.
새벽 두 시까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은
'라디오'였다.
이적. (제목이 이적의 '드림온' 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가 나의 공부 메이트였다.
그때 좋은 음악들을 많이 알게 됐다.
방송국으로 문자를 많이 보내기도 했는데 한 번도 채택된 적은 없다..
그때는 지금보다 체력이 20배는 좋을 때라 가능했던 거 같다. 지금은 이틀 빡세게 공부하면 삼 일째는 거의 앓아누워야 할 수준으로 피곤하다..
그때의 체력이 지금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너무 공부가 안되고 하기 싫을 때 중2 시절을 생각하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나였지.’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가 있다.
인생에서 열심히 살아본 경험이 내 몸 안에 체화되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지금 이 시간도 언젠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날이 오겠지.. 그러니까 열심히 하자. 내 몸에 이 열심을 각인시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