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과연 나를 살릴까
합격자 수기를 읽었다. 놀랍게도 합격생 모두가 공부와 운동을 변행하였다. 나는 운동이 너무 싫어 인간이기 때문에 여지껏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았다. 운동이라고 해봐야 도림천 걷기 정도.. 운동을 하지 않은 내 나름의 핑계도 있다. 학원 시험 범위를 다 보려면 도저히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학원 자습 시간을 꽉 채워도 시간이 부족한 날들이 많았다. 공부가 밀리면 다음 순환으로 넘어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시험 범위를 회독 하는 것을 하루의 목표로 삼고 매일매일을 보내다 보니 결국 탈이 나고야 말았다.
어깨통증, 더위, 운동부족(이 아닌 운동 제로..), 영양불균형.. 일주일에 두세번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부항을 뜨는 것으로 어깨 통증이 해결되지 않았다. 더이상 앉아있을 수도 없을 만큼 아팠고 공부에 집중을 잘 못하니 그거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해져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결국 본가에 다녀왔다. 본가에 가서 볼 책을 야무지게 챙겨서 갔지만 본가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가방의 지퍼를 열지 않았다. 하루에 15시간을 자고 엄마 밥을 먹고 침을 두 번 맞고 링겔을 맞고 나니 살아났다. 그리고 나서 다시 신림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신림으로 돌아오자마자 어깨가 아파왔다. 그렇다. 어깨통증은 정신적 문제였던 것이다! (놀라워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의 가장 약한 곳이 제일 먼저 탈이 난다고 하던데 나는 어깨인 것일까. 발가락이 아팠으면 공부하기 덜 힘들었을 텐데 말이지..
신림으로 돌아오자마자 간단히 자취방 청소를 하고 올리브영으로 가서 영양제를 샀다. 오메가3, 멀티비타민. 엄마에게 보내달라고 한 홍삼이랑 같이 매일매일 때려넣어줄 것이다. 집에서 인강을 듣다가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하러 바로 걸으러 나갔다. 주말이라 다들 집에 갔는지 몰라도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도림천이 없었으면 이 곳 고시생들은 진작 정신병에 걸렸겠지.. 라고 항상 생각하면서도 올해는 단 한 번도 도림천을 걸은 적 없는 나란 인간. 삼십분 빡세게 걷고 들어와 샤워를 했다. 오늘 밤은 부디 깨지 않고 꿈도 안꾸고 단 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