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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로 산지 어언 삼십몇 년…
당락과는 상관없이
지금 내가 맞이하고 있는 시간이
애벌레가 나비가 되느냐
아니면 계속 애벌레로 살 것인가의
기로, 막다른 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가기 위한 기로.
그러려면 변방을 향해 가야 한다는 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가려면
낙관적인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낙관’.
내가 제일 못하는 것.
나보다 거진 세 배는 더 사신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으신 어른의 말씀.
꼰대가 아닌 참어른의 말.
나는 소맥을 받아 마시며
그저 허허허 웃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채려 애를 쓰며.
나는 당분간은 혼자
생각하는 시간,
앞으로 닥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친구들에게도 만나자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도저히 거기까지는 힘이 닿지가 않는다…
보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내가 마음이 편해질 때,
그때 천천히 관계를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테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말 오랜만에 듣고 싶은 음악이 생겼다.
이렇게 천천히 깨어나면 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