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4일 차: 나는 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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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


네 번째 수업.

웨이트를 오십 분 하고 유산소 한 시간을 했다.

마이마운틴을 탄지 이십 분이 경과하니 땀이 뚝뚝 떨어질 만큼 났다. 너무 힘들어서 삼십 분만 하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지금 힘든 건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버티니 한 시간이 채워졌다.


운동을 하고 천 근 만 근 한 몸으로 집으로 가는 길.

운동을 가기 전에 방에서 찾은 담배를 주머니에 넣고 갔었는데 새 담배나 다름없는 담배 한 갑에서 한 까치를 꺼내 피우고 나머지 담배는 통째로 버렸다.


마이마운틴을 타면서 티브이를 보는데 유퀴즈에 한 물리학과 교수님이 나왔다. 나보다 족히 20살은 더 많아 보이는 분인데 어찌나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세상 온갖 것들에 호기심이 넘치는지. 그분에 비해 나는 왜 이렇게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모든 게 다 지루한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나의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갈 뿐. 살아있으니 사는 인생. 좀 슬프다.


내가 별로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상황을 설명할 기운이 없고 상대가 그 어떤 따뜻한 말을 해도 다 폭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인 거 같다는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일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 나의 모든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를 만난다.


아무튼 내일은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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